"10조원 펀드 조성 시중금리 인하 유도"

입력 2008-11-19 09:35:37

이명박 대통령이 18일 시중 금리 문제를 지적했다. 정책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는데도 정작 시장금리가 내려가지 않으면서 중소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시장 금리를 내리기 위한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중금리, 왜 내리지 않나?

한국은행은 지난달 9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00%로 0.25% 포인트 내린데 이어 같은달 27일에는 0.75%p 파격 인하했다. 이달 7일에도 추가로 0.25%p 내려 한달동안 기준금리 인하폭은 1.25%p에 이르렀다.

그러나 3년물 회사채(AAA) 금리는 지난달 9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오히려 0.95%p 올라 연 8.70%를 기록중이다.

3개월짜리 양도성 예금증서(CD) 금리도 지난달 9일 연 5.96%에서 이달 17일 연 5.52%로 0.44%p 떨어지긴했지만 정책금리가 1.25%p 내린 것을 감안하면 하락폭이 너무 적었다.

시장 금리가 내리지 않는 것은 시중의 돈가뭄 현상이 심화, 모든 경제주체들이 돈을 금고속에 감춰놓고 있기 때문이다. 앞날을 모르는 불확실성속에서 '현금이 최고'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금고문을 꼭꼭 잠그고 있는 것. 결국 돈이 귀해지면서 돈의 가치를 뜻하는 금리가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정말 죽겠다…중기·가계 아우성

중소기업을 운영한다는 A씨는 18일 매일신문사에 전화를 걸어와 "통화당국이 금리를 내리는데 시장 금리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 이자부담이라도 줄어야 이 어려운 경기상황을 뚫어나갈 수 있는데 정책당국의 의지와 시장의 반응은 거꾸로 가고 있으니 참으로 답답하다. 오르는 이자 때문에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고 하소연했다.

가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9월말을 기준으로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34조5천559억원에 이른다. 금리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이 커지고 소비활동을 더욱 위축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국민·우리·신한·하나·SC제일은행·농협 등 6개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를 대상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말 20.2%에서 올해 6월말 20.7%로 높아졌다. 가계의 연간 가처분소득이 1천만원일 때 207만원을 이자와 원금 등 빚갚는데 써야한다는 것이다.

한편 금융위는 다음주까지 채권시장안정펀드의 구체적인 운영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연기금 등의 출자로 10조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회사채와 은행채, 할부금융채, 카드채, 프라이머리 채권부담보증권(CBO) 등을 인수해 기업과 금융기관의 자금난을 덜어주고 시중금리 인하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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