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프리즘]대구문화재단, 옛 대구상고 본관에 선다

입력 2008-11-17 06:00:00

대구문화재단 운영 공청회

▲지난 13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열린
▲지난 13일 대구경북연구원에서 열린 '대구문화재단 비전과 역할' 공청회.

대구문화재단 구 대구상고 본관에 선다

대구시는 지난주 '대구문화재단의 비전과 역할'이라는 주제로 대구경북연구원에서 공청회를 열었다. 대경연구원에 용역 의뢰를 맡긴 '대구문화재단 운영 기본 계획' 중간 발표를 하는 자리였다.

대경연구원은 2009년 5월 출범을 목표로 구 대구상고 본관 건물을 문화재단 설립 장소로 지정했다. 총 194억원의 설립 자산을 바탕으로 매년 일반 회계를 통해 대구시로부터 1%의 출연금과 메세나 운동 등을 통해 500억원의 기금을 모은다는 목표로 정했다. 또 재단의 기반이 구축되는 시기인 2009년부터 2011년엔 문화예술창작활동지원 사업과 축제 육성, 도시문화마케팅 사업 등 이관 위탁사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2012년부터는 자체 신규 사업을 벌이는 것을 골자로 대구문화재단 밑그림을 그렸다.

대구시는 문화 정책 수립, 대구문화재단은 문화예술활동 지원과 정책 제안 등 두 기관 사이의 역할 분담도 분명히 했다. 조직은 사무처장을 중심으로 문화전략팀과 문화지원팀을 두고 총 8명의 상주직원을 배정했다.

하지만 토론회 참석자들은 대략 5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대구시의회 나종기 의원은 "소규모 인원으로 방대한 규모의 사업을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결국 시의 공무원과 파견직원 등 인력풀이 보강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예술단체와 문화재단의 갈등 양상도 거론됐다. 대구시를 중심으로 예산을 지원받고 사업을 추진했던 예술단체들이 문화재단과 함께 사업을 꾸려나가야 하는 입장이 됐지만 이를 중재할 수 있는 재단 역할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세 번째로는 문화재단 조직의 관료화 문제가 언급됐다. 인천문화재단 기획운영팀장인 김락기씨는 "문화재단 업무가 공무와 창의적인 일로 양분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관료조직의 성격을 띠게 된다"며 이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주문했다.

네 번째론 축제 등 인력 소모성 행사를 재단으로 편입하는 것에 대한 회의적인 주장이 제기됐다. 대구시의회 정해용 의원은 "축제를 재단으로 옮겨올 경우 재단은 자금배분 역할밖에 할 수 없다"며 "축제의 정체성과 아이디어 등을 상생시킬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섯 번째로 대표이사와 사무처장의 자질문제가 거론됐다. 재단의 독립성과 자율성,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인재도입이 필요하는 주장이었다.

한편 대구시는 내달 대경연구원의 용역결과가 마무리되는 대로 12월 말까지 의견을 수렴해 내년 1월부터 직원 채용과 함께 본격적인 재단설립에 들어갈 예정이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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