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이 끝나자 고교와 입시학원들의 수험생 가채점 분석 자료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이번 수능에서는 수리영역이 아주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과 초조감이 높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이들 자료에 대한 관심이 높다. 하지만 수능성적표가 나오는 12월 10일 이전에 발표되는 자료들은 수험생들의 자기 채점과 원점수를 기준으로 한 추정 자료임을 명심해야 한다. 실제 입시전형에서 활용되는 표준점수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가채점 자료와 지원기준표의 의미
대구진학지도협의회가 15일 발표한 자료는 대구의 일반계고 수험생 2만3천442명의 자기 채점 자료를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한 가채점 분석 자료에 비해선 신뢰도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대구경북 소재 대학에 지원할 뜻이 있는 수험생들에겐 어느 입시학원이 발표한 자료보다 믿을 만하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입시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채점 결과를 보면 인문계열의 경우 등급의 합이 '4'(4개 영역 모두 1등급)에 해당하는 수험생의 평균점수는 374.3점으로 지난해 381.3점보다 7점 하락했다. 반면 등급의 합이 '7~13' 구간에서는 큰 폭의 점수 하락(14, 15점)을 보여, 입시에서 혼전이 예상된다. 자연계열에서(수리 가형 기준)도 등급의 합이 '4'에 위치한 수험생들의 평균점수는 376.3점으로 지난해 387점보다 10.7점 하락한 반면 '9'~'13' 구간에서는 19~21점이나 떨어졌다.
대구진학지도협의회 유철환 회장(계성고 교사)은 "수험생들은 원점수가 크게 하락한 데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성적표가 나올 때까지 가채점 결과와 진학상담을 통해 입시전략을 마련하는데 신경을 써야 한다"며 "평균점수가 떨어지면 표준점수가 높아지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일은 아니다"고 조언했다.
이날 대구 송원학원이 발표한 '주요 학과 지원가능점'은 대구를 비롯해 서울, 부산 등 전국 수험생 4만여명의 자기채점 결과와 과거 가채점 결과 및 대학별 입시결과 등을 근거로 만들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송원학원 윤일현 진학지도실장은 "원점수를 토대로 만든 지원기준표는 표준점수로 환산했을 경우와 차이가 있기 때문에 10~20점 위아래에 포함된 대학으로 범위를 넓혀 지원 대학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점수대별 지원 전략
▷최상위권=수능성적(원점수 400점 만점 기준) 365점 이상 최상위권 점수대는 서울대와 연·고대 상위권 학과 및 지방의 의예과, 한의예과 등에 지원 가능하다. 서울 소재 대학들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많이 몰려 있어 사실상 두 번의 지원 기회가 있을 뿐이다. 이 점수대에서는 수능성적 반영방법, 수능 가중치 적용 여부, 학생부성적 및 논술고사 등 가능한 한 모든 변수를 고려해 지원해야 한다.
또 수능의 탐구영역 과목 수가 3, 4개로 많기 때문에 탐구영역의 영향력이 상당히 큰 편이다. 대학별 고사를 시행하는 대학도 수능성적이 가장 중요하지만 대학의 모집단위별 지원자끼리 비교해 보면 수능성적은 거의 같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논술고사와 면접 구술고사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셈이다.
▷상위권=335점 이상 상위권은 서울 소재 상위권 대학의 인기 학과와 지방 국립대 상위권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서울 소재 대학의 경우 입시 일자가 주로 가군과 나군에 많이 몰려 있어 가군과 나군의 대학 중에서 한 개 대학은 합격 위주로 선택하고, 나머지 군의 대학에 소신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이다.
이 점수대에선 서울 소재 대학의 경우도 논술고사를 시행하는 대학이 거의 없어졌다. 따라서 학생부 반영 방법도 중요하지만 수능성적이 당락을 좌우하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중위권=280점 이상 중위권 점수대는 가·나·다군 모두 복수지원이 실질적으로 가능해 심리적 부담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몰려 있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든 대학에서 학생부와 수능으로만 전형하기 때문에 다른 변수가 거의 없는 점수대이다. 이미 확정된 학생부와 수능성적을 잘 따져 봐야 한다. 학생부 반영비율이나 반영방법 등이 합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를 감안해 지원해야 한다. 이 점수대에서는 학생부 실질 반영비율이 높은 대학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동시에 수능 점수도 어떤 조합을 하는 것이 가장 유리한지를 확인해 본인의 수준에 맞는 대학에 세 번의 복수 지원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합격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하위권=240점대 이하 하위권은 주로 지방 소재 대학들에 지원할 수 있다. 중위권과 마찬가지로 가·나·다군의 복수지원이 실질적으로 가능하다. 따라서 2개 대학 정도는 본인의 적성을 고려해 합격 위주의 선택을 하고, 나머지 1개 대학은 다소 소신 지원하는 것이 좋다. 중위권 수험생들이 합격 위주의 하향 지원을 한다면 이 점수대에서는 인기 학과를 중심으로 합격선이 올라 갈 수도 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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