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막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오페라는 단막 오페라부터 5막으로 된 그랜드 오페라까지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였다.
그 중에서 간혹 '막(幕)'이 아니라 '부(部)'라는 이름을 붙인 오페라도 볼 수 있다. 이런 것은 작곡가가 악보상에 붙인 대로 따르는 것이므로, 막(act)과 부(part)의 의미상의 차이를 둘 필요는 없다. 혹시 부를 막이라고 부른다고 하여도 크게 잘못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막 대신에 부를 붙인 경우에는 부에 부제(副題)를 달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베르디의 나 같은 것들이 막 대신에 부라고 붙여진 경우다. 모두 부제를 달고 있는데, 는 제1부 '예루살렘', 제1부 '배신자', 제3부 '예언', 제4부 '우상파괴', 이런 식으로 내용을 대변하는 부제를 달고 있다. 역시 제1부 '결투', 제2부 '집시', 제3부 '집시의 아들', 제4부 '처형'이라는 부제가 붙여져 있다.
간혹 막도 부도 아니고 붙여진 또 다른 이름으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볼 수 있다. '프롤로그(prologue)'는 이탈리아 말로는 프롤로고(prologo)라고 하는데, 서막(序幕)이라는 우리나라의 번역처럼 막 앞에 붙어 있는 경우다.
오페라의 유명한 프롤로그는 레온카발로의 다. 이 오페라는 단막(單幕) 오페라로 통칭 불리지만, 사실은 본막(本幕) 앞에 프롤로그라는 간단한 막이 붙어 있다. 막이 아직 올라가기 전에 무대에 커튼이 내려진 채로 오페라 출연자 중의 한 사람인 토니오라는 인물이 커튼 사이로 나온다. 그리고 그는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부른다. "여러분, 지금부터 막이 올라갈 것입니다. 이 극에서는 광대들이 나와서 여러분들을 즐겁게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도 여러분들과 똑같은 인간입니다. 그들도 심장이 있고 뜨거운 피가 흐르는 사람들입니다. 광대의 두꺼운 화장 뒤에 숨어 있는 그들의 진짜 애환과 슬픔을 봐주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유명한 이다. 그리고 막이 올라가는 것이다. 이런 것은 막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므로 프롤로그라고 부르게 된다.
반면 제대로 된 막인데도 제1막이라고 붙이지 않고 프롤로그라고 명명한 경우도 있다. 베르디의 나 같은 오페라에서는 첫 막에 프롤로그라고 이름 붙였다. 그것은 내용을 보면 이유를 알 수 있다. 는 훈 족(族)과 로마 군대 사이의 전투를 그린 것인데, 프롤로그에서는 아틸라가 지휘하는 훈 족의 군대가 북부 이탈리아를 침공하여 이탈리아 군사들을 포로로 잡는 등의 장면이 나온다. 즉 실제 훈 족의 지도자 아틸라와 로마 군대의 사령관인 에치우스가 이 오페라의 핵심이 되는 전투를 벌이기 전의 배경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서 1막 대신에 프롤로그라고 붙인 것이다. 의 경우는 보다 명확하다. 제노바의 총독 시몬 보카네그라의 비극을 다룬 이 작품에서 처음의 프롤로그는 드라마가 시작되기 25년 전의 이야기, 즉 보카네그라가 총독이 되기까지의 이야기를 그렸다. 그래서 25년 후의 뒷이야기와 구별하기 위해 프롤로그라고 명명한 것이다.
오펜바흐의 오페라 는 세 개의 옴니버스 식 이야기를 하나로 묶은 것이다. 이야기의 시작은 프롤로그로 펼쳐지며 이어 3개의 러브스토리가 각각 1,2,3막으로 구성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마치 결론처럼 에필로그가 붙으니, 이렇게 '에필로그(epilogue)'가 위치하는 경우도 있다. 이탈리아 어로는 '에필로고(epilogo)'라고 부른다.
오페라 평론가,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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