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대구경북 사실상 '소멸'

입력 2008-11-14 10:02:06

지난해 납부 4500명도 상당수 환급 예상

종합부동산세법 중 세대별 합산부과 조항은 위헌이고, 거주목적 1주택 보유자에게 부과하는 조항은 헌법불합치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 전원재판부는 13일 종부세에 대한 헌법소원·위헌법률심판 사건에 대한 선고에서 세대별 합산부과 조항은 혼인한 자를 차별 취급하기 때문에 헌법에 어긋난다고 밝혔다. 또 주거목적 1주택 보유자에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은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헌재는 종부세의 세부담이 과도하지 않고, 이중과세나 미실현 이득 과세가 아니며 원본잠식 문제도 위헌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또 평등권과 거주이전의 자유, 생존권을 침해하지 않고 자치재정권도 훼손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헌법재판소의 종부세 세대별 합산 위헌 판결로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주택분 종부세가 유명무실화될 전망이다.

또 지난해 지역에서 주택분 종부세를 납부한 4천500명(법인 제외) 중 상당수가 세금을 되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5일부터 고지되는 올해분 종부세 대상자도 절반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지방국세청 관계자는 "대구경북에서 단일 주택 공시가격 6억원 이상 주택이 500여 가구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을 감안하면 세대별 합산 배제로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이들이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며 "정부가 종부세 기준을 9억원으로 올릴 경우 지역에서는 주택 종부세 의미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고 밝혔다.

종부세 대상이 인별로 적용된 2005년 대구경북지역 주택분 종부세 납세자는 427명에 그쳤지만 세대별 합산이 적용된 2006년에는 2천950명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과표 상승(70%에서 80%)으로 4천500명으로 늘어났다.

또 내년 이후 1인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소유로 종부세 대상이 되더라도 가족 간 증여나 공동 소유를 하면 종부세를 피할 수 있으며 2010년부터는 거주목적 1가구 1주택자는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돼 지역 내 종부세 대상자는 거의 사라질 전망이다.

한편 세대별 합산 위헌에 따른 종부세 환급 대상은 2006년과 2007년도 납부자가 대상이며 경정청구를 통해 가산이자(3~4%)까지 되돌려받을 수 있다. 대상자는 16만가구에 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국세청은 직권 경정청구를 통해 환급 대상자에게 세금을 되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 경정(更正)청구란=세법상 과세표준액이나 세액 등에 잘못이 있을 때 납세자가 환급을 요구하는 것. 국세청에서 직접 잘못된 세금을 고쳐 돌려주면 직권 경정청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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