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동교~두산로 미리 세운 교각 흉물되나?

입력 2008-11-05 10:00:59

상동교~용계교 이중고가차도건설 재검토

▲ 대구시가 상동교~두산로 고가차도 위를 지나는 이중 고가차도 계획을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이미 세워둔 교각(도로 위에 튀어나온 기둥)은 무용지물이 됐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 대구시가 상동교~두산로 고가차도 위를 지나는 이중 고가차도 계획을 사실상 포기함에 따라 이미 세워둔 교각(도로 위에 튀어나온 기둥)은 무용지물이 됐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이미 세워둔 교각은 어떻게 하나?"

대구시가 상동교~두산로 고가차도 위를 지나는 상동교~용계교 구간 이중(二重)고가차도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올 초 4차순환도로 파동~범물 구간 조기 건설 방침을 확정하면서 상동교~용계교 4.5km구간에 국·시비 1천500여억원을 투입, 고가도로를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시는 당시 상동교~두산로 고가 구간(현재 마무리 공사중)과 중복되는 구간은 이중고가로 만들어 가창·청도 방면 통행을 원활히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도로는 올해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대도시권 혼잡도로 개선 사업'에 선정됐고, 사업비는 국·시비 각 50%씩 부담하게 된다.

대구시는 내년에 29억원을 들여 이 구간 실시설계에 들어가기로 했으나 일부에서 예산 절감과 신천 미관 보호 등을 이유로 '이중고가 불필요'를 주장하면서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천의 미관을 해치는 이중 고가도로를 굳이 건설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데다 예산절감 차원에서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중고가를 하지 않을 경우 상동교~두산로 구간이 밀려 상동교~용계교 구간은 물론 신천대로 전체의 교통 흐름을 방해할 것이라는 반론도 있어 고심중"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투입 예산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러나 이중고가가 건설되지 않을 경우 신천대로에서 가창·청도 방면으로 1번의 신호대기로 통과할 수 있었던 것을 상동교~두산로 고가차로 위에서 1번의 신호대기를 더 받아야 해 더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계명대 교통공학과 김기혁 교수는 "신천대로에서 이현IC를 통해 도심으로 진입할 때 빚어지는 상습정체는 신호대기 때문인데 신천대로 끝자락에서 신호대기가 2번 발생하면 신천대로 전체 구간 체증이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문제는 상동교~두산로 구간 고가도로를 건설하면서 이중고가를 염두에 두고 도로보다 약 1m 높이 세운 교각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다. 이중고가를 건설할 경우 교각을 새로 올리거나 추가하는 부담을 줄이는 '한 발 앞선 안목'으로 칭찬받을 수 있지만 이중고가를 포기하게 되면 돈 들여 철거해야 하는 흉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

대구시는 최신 공법으로 제작한 교각이기 때문에 철거해도 재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어쨌든 예산 낭비'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 전망이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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