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맹부·맹모 다이어리] 아들 전국자연관찰탐구 금상 키운 최인주씨

입력 2008-11-04 06:00:00

"자연을 벗삼아 맘껏 뛰놀게 했죠"

▲ 최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시골을 자주 찾고 흙에서 놀게 하는 등 자연과 친숙해지도록 환경을 만들어줬다. 전창훈기자
▲ 최씨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시골을 자주 찾고 흙에서 놀게 하는 등 자연과 친숙해지도록 환경을 만들어줬다. 전창훈기자

대구 대천초등학교 5학년 배준형(11)군은 예리한 관찰력과 탐구력으로 지난 9월 자연관찰탐구 전국대회에서 금상을 탔다. 최인주(39·여·대구 북구 구암동)씨는 아들 준형군에 대해 '동물을 유독 좋아하는 아이'라고 소개했다. "집에서 미꾸라지나 도롱뇽, 이구아나, 장수풍뎅이, 거북이 등 안 키워본 동물이 별로 없을 정도였어요. 사달라고 해서 사주면 자기가 먹이 주고 물을 갈아주는 등 관리를 알아서 척척 하더라고요. 미꾸라지 키울 때는 직접 리코더도 불어주고 인사도 하는 등 옆에서 볼 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렇게 배군은 동물 등 자연과 무척 친숙하다. 그 배경에는 최씨 부부의 교육관이 자리하고 있다. 최씨는 어릴 때부터 아파트 주변에서 두 아들이 마음껏 뛰어놀도록 했다. "비가 오는 날에도 놀이터에서 흙탕물에 첨벙첨벙 놀게 했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가 집에 돌아오면 항상 옷이 엉망이었죠. 그래도 흙이 있는 곳으로 많이 데려갔어요. 흙이 아이들에게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었죠."

이 뿐 아니다. 최씨 부부는 경산 진량에 있는 할아버지댁을 주말마다 찾았다. 항상 여행을 많이 데려가고 싶었는데 경제적 여건 등이 안 돼 농사를 짓는 할아버지댁을 선택한 것. 아침 일찍 찾아가 하루종일 그 곳에서 생활하면서 각종 시골 경험을 하게 한 것. "아이들이 가면 콩을 심고 비닐 씌우는 일도 도왔죠. 또 할아버지 키운 염소나 개, 닭, 토끼 등을 자세히 살피기도 하면서 시골 생활을 최대한 만끽했어요. 강아지를 낳았다는 소식이 들리면 아이들 학교 시험 전날인데도 찾아갔어요."

최씨는 아이가 자연을 벗삼아 놀게 하면서 별도로 영·수 학원은 보내지 않았다. 단순히 마음껏 뛰어놀게 하고 싶기도 했지만 남이 가르치는 것보다 자신이 주도적으로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대신 평소 책을 많이 읽도록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자연 관찰 분야와 관련된 책을 두루 섭렵하게 했다. 큰 아들 승완(12·대천초교 6학년)군 또한 책을 항상 손에서 놓지 않을 정도였다.

최씨 부부의 자녀 교육관에는 운동도 빼놓을 수 없는 덕목이다. 운동을 하면 집중력이 많이 좋아지고 근성도 생길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최씨는 "근성만 있다면 다른 어떤 분야를 하더라도 충분히 해낼 거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 부부는 자동차 트렁크 속에 야구공이나 축구공 등을 넣어 다니면서 항상 아이들과 운동을 했다. 비를 맞으면서도 2, 3시간 축구를 같이 한 경험이 적잖다. 두 아들 모두 운동 신경이 좋아 한때 학교 대표 육상 선수를 하기도 했다. "방학 때 동계훈련 받을 때였어요. 주위에선 한창 공부할 때 운동으로 시간을 모두 보낸다고 만류를 하더라고요. 하지만 아이들에게 운동은 꼭 시켜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었죠."

최씨는 자녀가 뭔가를 집중한다면 내버려는 두는 태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2년 전 과학상자를 조립하는 대회가 있었는데 준형이가 8시간 동안 앉아서 조립을 하더라고요. 아이가 뭔가를 몰두하면 그냥 지켜보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아요. 혹시 그로 인해 다른 것을 손해보더라도 말이죠. 그런 집중력이 키워지면 다른 분야에서도 몰입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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