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한의학연구원 마진열 연구원

입력 2008-11-03 06:00:00

한국한의학연구원의 마진열(45) 연구원은 한약산업의 취약점으로 '불편함'을 꼽았다. 약탕기에 달이고, 최소 100cc를 들이켜야 하는 고된 작업들이 '속도'가 중요한 현대인의 구미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한약의 제형화(劑形化·Fomulation:의약품을 사용목적이나 용도에 맞게 적절한 형태로 만드는 것), 간편화, 편리화 연구를 업으로 하고 있다. "간편한 약탕기의 개발로 한약사용량이 한때 급증했는데, 이제는 그런 차원을 넘어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꼭 맞는 한약이 나와야 합니다. 이 분야는 취약분야라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도 갖고 있습니다"

현대생활 밀착형 한약은 그의 손을 거쳐 이미 여러 가지가 상품화됐다. 홍삼을 첨가한 주름제거제를 비롯해 아토피 연고제 등은 이미 국내 사용자들에 의해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순수 한방 성분인 아토피 연고제는 국내 시장을 석권한 양약 제품의 효능을 뛰어넘었음이 입증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내년에는 모 대기업과 공동으로 숙취해소음료를 시판한다.

그가 개발한 상품이 인기인 이유는 한약의 제형화를 연구한 때문이다. 사람의 체질에 따라 흡수율이 다른 한약성분을 체질에 관계없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한약재를 발효시켜 특수한 세균충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바로 이 세균들이 체질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의 약효흡수를 촉진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흡수를 도와주는 적절한 세균충만 찾는다면 한약을 불편하게 달여 마시지 않고 캡슐화할 수 있다"며 "약효가 뛰어난 한약캡슐이 개발되면 제형화·간편화·편리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마 연구원에 따르면 처방만 좋으면 못 고치는 병이 없다고 한다. 특히 한방의 본질은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면역기능을 높이는 것이어서 제대로 된 처방, 제대로 된 약재만 있으면 인간의 질병은 정복할 수 있다는 것. 그의 주장에 설득력을 얻은 정부는 최근 60억원 규모의 '생물전환을 이용한 한방재의 효능강화 연구'를 맡기기도 했다.

경북 의성에서 태어나 영신고, 성균관대를 졸업한 그는 대구경북이 국내 한방산업을 주도할 것을 바랐다. "대구는 한방관련 인력이 많고 경북은 약재 산지가 많아 이 둘을 결합하면 좋은 한방산업환경을 만들 수 있다. 최근 다른 지자체에서 한방 산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만큼 대구경북은 특화된 아이디어로 이 분야를 하루빨리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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