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기 증시' 한치앞이 깜깜

입력 2008-10-30 09:48:21

29일 천국과 지옥을 오간 한국 증시는 30일 오전 우리나라와 미국간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소식에 다시 급등하는 등 천국과 지옥. 다시 천당을 오가는 널뛰기 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0.19포인트(3.02%) 내린 968.97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뉴욕증시의 급등 소식에 급등세로 출발해 단숨에 1,000선을 돌파하며 1,078.33까지 올랐지만 오후 들어 하락세로 돌아서 920.35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30일 오전에는 7% 넘게 폭등하며 다시 한번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29일 일중변동성(고가에서 저가를 뺀 값을 고저가의 평균으로 나눈 뒤 100을 곱한 수치)은 15.81%, 일중변동폭은 157.98포인트로 모두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오전 9시18분에는 선물가격의 급등으로 5분간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오후 1시46분에는 코스피200선물시장의 폭락에 따른 '서킷브레이커'(CB) 발동에 따라 관련 파생상품 매매거래와 호가접수가 5분간 중지됐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이런 장은 처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루머·괴담 불안감 증폭

루머와 괴담은 하루 종일 장을 괴롭혔다. '부동산기업을 자회사로 둔 그룹이 워크아웃(구조조정) 받는다', '국내 대형은행이 지난 8월 투자한 카자흐스탄의 한 은행이 공적 자금 대상에 빠졌다', '한국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는 소문까지 연달아 나오면서 불안감은 커졌다. 소문의 당사자들은 곧바로 사실을 부인했지만 취약해질 대로 취약해진 투자심리를 붙들기는 어려웠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입으로만 전해지던 실물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가 본격적으로 증시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날 소문이 증시에 큰 충격을 준 이유는 드디어 실물경제에도 위기가 닥쳤다는 불안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미분양이 속출하는 건설사들이 은행 대출을 갚지 못해 부도를 내고 돈을 빌려준 은행까지 연쇄 부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증기 전반에 퍼졌다.

소문의 진원지인 C&그룹은 전날 채권금융회사 공동관리 신청을 검토한 바 있다고 밝혀 우려를 더욱 키웠다. 상황을 좋지 않게 본 개인들은 장 막판 투매현상까지 보였다.

◆잇단 정책효과…증시 안정 기대

이같은 급등세 장세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곪아있었던 내부적인 문제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불안정한 상태를 견뎌야 한다는 말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제거될 때까지는 이런 불안 장세는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정책효과가 본격적으로 작동하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국-미국간 300억달러의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은 국내 금융시장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류창곤 굿모닝신한증권 대구지점장은 "29일 멀미나는 증시는 아직도 심리자체가 완벽하게 회복되지 않았다는 증거"라면서 "미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체결로 국내 본격적인 정책효과가 작동하면 향후 증시는 안정될 것이다"이라고 전망했다.

김경봉 유진투자증권 대구서지점장은 "외환위기는 걱정할 필요할 필요가 없어졌고 환율도 서서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10월 경상수지도 흑자가 예상되는 만큼 장은 1,200포인트의 단기랠리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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