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 경제성장률은 3%대 중반"

입력 2008-10-24 09:32:54

민간硏 '회색빛' 경제전망 잇따라

내년 우리 경제는 물가는 안정되겠지만 소비회복은 어렵고 설비투자 제약, 민간 주택투자 침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원이 23일 분석한 '2009년 국내외 경제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해 선진국 국가간 공조를 통한 위기대응으로 세계경제는 대공황과 같은 심각한 파국에 이르지는 않겠지만 세계적인 수요위축이 장기화하면서 국내 경제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고용부진 지속, 물가는 3%대

공공건설 부문의 회복 및 정부의 고용확대 정책이 고용흡수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규모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으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가 쉽지 않고 고용부담이 큰 상용직 근로자를 늘리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내년 중에 취업자 증가수는 10만명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던 소비자물가는 3%대 중반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국내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크게 높아진 원/달러 환율이 수입물가를 높이고 물가파급 효과가 큰 공공요금 인상이 올해 말과 내년에 걸쳐 계획되어 있는 점은 불안요인이다. 소비자물가는 올해 평균 5% 내외, 내년 중에는 3%대 중반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국제유가 85~90달러대 등락 예상

올해보다 배럴당 20달러 정도 낮은 90달러를 중심으로 움직일 전망이다. 지난 7월 11일 배럴당 147달러까지 상승했던 유가가 10월 10일 78달러까지 47%나 급락했다. 세계 석유소비의 24%를 차지하는 미국의 올 9월 중 석유소비량이 전년 동월 대비 6.6% 감소하는 등 OECD 국가들의 석유소비 감소가 뚜렷하다. 석유수요 증가의 주요국이었던 인도와 중국 등 개도국들의 석유수요 증가세도 경기 침체와 유가 보조금 삭감으로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2007년의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까지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출 기여도 하락으로 성장률 저하

경제성장률은 3%대 중반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이후 내수부진이 장기화되는 가운데서도 세계경제 고성장에 따른 수출호조로 4~5% 성장을 지속해 왔으나 내년에는 수출의 성장 기여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대 증가로 부진했던 실질 국민소득(GNI)이 내년에도 크게 높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내수도 소비회복 고전

실질국민소득 둔화추세 지속으로 내년에도 소비회복이 쉽잖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성장률은 4%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교역조건 악화로 인해 실질국민소득 증가는 1%대에 머물렀다. 국내총생산의 상당부분이 유가상승에 따른 수입대금 증가로 해외에 유출됐기 때문. 유가가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향후에는 수출 둔화로 소득을 벌어들이기가 용이하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에도 실질국민소득 증가율은 1~2%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경제의 불투명성이 내년에도 이어지고 자산가격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워 경제주체들이 소득 이상으로 소비를 크게 늘리지는 못할 것이고 자금확보가 쉽지 않은 금융기관들도 가계대출 확대를 지속하기 어렵다.

◆민간 주택건설투자 침체 지속

건설투자는 올 상반기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자산 가격 하락에 따른 불안감 확산, 건자재 가격 상승 등 대외요인 악화와 국내 부동산 가격 약세 지속 및 매수심리 실종, 수급 불균형에 따른 주택 미분양 물량 적체 등 대내적 요인이 더해져 민간 주택건설 투자 침체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또 내수경기 침체로 상가, 공장 등 비주거용 건축 투자도 여전히 늘어나기 힘든 상황이다.

다만 내년 중 행정복합도시,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지역균형개발사업의 본격 시행과, 2기 신도시 및 도심 재개발 사업, 공공SOC 투자 등 정책적 건설수요 확대가 건설투자 활성화에 다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출

수출단가 하향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높은 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금년말 이후 수출여건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량 기준 수출은 이미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데다 원자재 가공 품목들의 수출단가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 또 전통적인 수출 주력품목인 IT 및 전자제품은 더욱 좁아진 시장을 두고 경쟁이 격화되면서 수출단가의 하향 압력이 거세지고 자동차 등 내구재에 대한 수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이다. 단가하락과 물량증가세 둔화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우리나라 수출증가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출 비중이 22.2%에 달하는 중국의 수출 둔화세가 가시화되면서 중국을 가공무역 기지로 활용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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