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신부전 임상연구'복막투석 동물실험 독보적
경북대병원 신장내과 김용림 교수의 면면은 화려하다. 1994년부터 신장내과 진료를 시작한 김 교수는 만성신부전 임상연구와 복막투석 동물모델 실험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독보적 권위를 구축했다.
만성신부전이란 우리 몸의 콩팥 기능이 점차 회복 불가능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병. 말기에 이르면 콩팥 기능을 완전히 상실해 신장이식을 받지 않으면 혈액투석이나 복막투석으로 콩팥 기능을 대체할 수밖에 없다.
1996년부터 1년간 미국 미주리주립대로 유학을 떠난 김 교수는 복막투석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놀프 박사팀에서 선진 의료기법을 익혔고, 2006년 이후 투석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국제학회(ISPD:국제복막투석학회)에서 집행임원(Chair of Membership Committee)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그는 보건복지부 임상연구사업기획단에서 만성신부전분야 기획위원(2003~2004년)을 역임했고, 보건의료 중장기계획수립 질병정복위원회 위원(2004~2005년), 보건신기술 전문분과위원(2007년~현재)을 거치면서 만성신부전 임상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3년간 25건의 임상시험에 참여했을 뿐만 아니라 '당뇨병성 말기신부전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에 관한 연구', '투석환자의 예후에 관한 다국적'전향적 코호트 연구' 등 국제 임상연구에서 한국 연구책임자로 명성을 쌓아온 것.
임상연구란 말 그대로 환자들의 상태를 장기간 관찰하는 것으로, 수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끝없는 실험과 광범위한 정보에 근거해 객관적 진료지침을 마련할 수 있다. 왜 이같은 임상연구가 중요할까. '근거중심의학(EBM'Evidence Based Medicine)'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1990년대 초반 미국에서 시작한 근거중심의학은 확실하게 입증된 치료법만 환자에게 적용하자는 것. 인터넷과 서점에는 당뇨병같은 성인병에서 말기암 환자에 이르기까지 단편적 치료 경험과 이론에 의존하는 '기적의 치료법'이 넘쳐나지만 정작 이런 치료법을 모든 환자에게 일반화하기란 불가능하다.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설령 누군가 치료효과를 봤다 하더라도 도대체 몇명에게나 같은 효과가 나타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김 교수가 만성신부전 임상연구에 매달리는 이유는 이 분야에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국내 표준진료지침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국내 만성신부전 환자가 지난 10년 새 3배 가까이 늘어났고, 잠재환자가 더 많다는 점에서 한국인에 맞는 진료지침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임상연구를 통해 얻은 근거를 바탕으로 보다 많은 국내 환자에게 가장 안전하고 효율적인 진단과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것.
김 교수는 이 같은 임상연구와 함께 복막투석 동물실험'연구에서도 괄목할 만한 개가를 올렸다. 동물실험의 목표 또한 복막투석을 한 동물 모델을 통해 사람에게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것. 미국 유학을 마친 김 교수는 199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쥐를 이용한 복막투석 동물실험실을 열었고, 복막투석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합병증기전과 그 기전을 차단할 수 있는 실험에 매진해 왔다. 그는 "1,2주 정도는 쉬운 편이지만 8~12주나 쥐의 복막투석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어렵다"며 "실험실을 연 지 3,4년이 지나서야 겨우 연구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했다.
동물실험분야를 처음 개척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지만 김 교수의 연구는 차츰 결실을 맺고 있다. 만성신부전이란 결국 조직적으로 신장섬유화가 진행되는 것인데, 김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 섬유화가 상당히 진행된 신장 상피세포 조직에 빈혈 치료제로 쓰이는 에리스로포이에틴(EPO)를 투여하면 원상태로 되돌아오는 현상을 확인, 지난해 미국 신장내과전문학술지(JASN)에 실었다. 이 같은 김 교수의 연구성과로 실험'연구를 배우려는 전문의들이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서 몰려들 정도. 그는 복막투석에 관한 국내 동물모델 실험'연구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리기 위해 연구 노하우를 공개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의대 진학 후 신증후군(사구체신장염)을 심하게 앓고 나서 신장내과 전공을 결심했다"며 "만성신부전 임상연구와 동물모델 실험'연구 모두 한국인에 잘 맞는 신장내과 진료지침을 마련해 국내 투석환자들이 보다 쉽고 편안하게 치료를 받는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필
△1985년 경북대 의대 졸업 △91년 경북대 의대 의학박사 △94년~현재 경북대병원 신장내과 교수 △96년~97년 미국 미주리주립대 연수 △2003~2004년 보건복지부 임상연구사업기획단 기획위원 △2004~2005년 보건의료 R&D 중장기계획수립 질병정복위원회 위원 △2006년~현재 국제복막투석학회 집행임원'대한신장학회 투석이사'대한이식학회 이사 △2007년~현재 보건신기술(HT) 전문분과위원 △2008년 신장학연구재단 이사 △대한신장학회'대한내과학회'미국신장학회'국제신장학회'유럽신장학회 정회원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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