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인구의 감소에 따라 경북도내 대부분의 양조장이 사양길을 피하지 못했지만 일부 지역 양조장들은 고유한 맛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부응하면서 '막걸리 회생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경기 침체에 따른 반사이익과 함께 막걸리를 웰빙식품이나 건강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판매량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
안동 풍산읍 회곡리에 자리한 '회곡 양조장'은 지난해보다 30~40% 정도의 매출 급성장을 보이고 있다. 끊임없는 막걸리 제품에 대한 연구와 새로운 맛의 막걸리·동동주 제조, 다양한 판촉 등 운영전략과 함께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상황에 따른 막걸리 수요 증가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IMF 경제위기 여파 이후 2003년까지 성장세를 보이던 막걸리 산업이 지난해까지 해마다 위축되면서 사양길을 걷다 올 들어서 또다시 매출 성장과 함께 활로를 찾고 있다.
회곡막걸리 권용복(40) 사장은 "막걸리는 예전의 논두렁 밭두렁에서 먹던 농주의 이미지를 벗어나고 있다"며 " 이제는 건강주라는 이미지와 함께 서민들의 애환을 함께하는 생활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이 양조장의 경우 100% 우리쌀로만 빚은 '순 쌀 막걸리'와 '회곡 동동주' '안동 참마 동동주' 등 기능성 막걸리를 만들어 내면서 점차 애주가들을 확보하고 있다. 게다가 숙성시간을 늘리고 저온숙성을 고집해 막걸리 특유의 냄새나 트림 등 뒤끝없는 깔끔한 맛을 내는등 특징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따라 안동은 물론 대구와 서울 대학로 주변 주점 등으로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젊은층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안동지역 특산물인 '마'를 접목한 '안동 참마 동동주'도 조만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성주 가천 막걸리도 술 맛이 좋기로 소문이 나면서 하루에 50말 정도가 나간다. 일손이 부족해서 더이상 주문량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이다. 가천양조장은 1970년 중반부터 이은규(79·가천면 창천리) 사장이 인수해 제조와 영업을 하고 있다.
이 사장은 "70년대부터 농촌인구가 줄면서 막걸리 수요도 떨어졌으나 최근 웰빙 분위기 등으로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술 맛의 비결은 가야산에서 나는 물과 100% 지역에서 생산하는 쌀로 빚는 것에 있다고 했다.
가천막갈리는 인근 수륜·금수·가천 등지에 주로 배급하고 있으며 최근 성주읍에 지점을 내고 공급에 나서고 있다. 또 술맛을 알고 찾아오는 대구의 몇몇 식당에도 배달을 하고 있다. 특히 가천막걸리 가운데 도수를 높인 '반배주'도 인기가 높다고 했다.
청송 부남면 소재지에서 70년째 3대에 걸친 전통방식으로 부남양조장을 운영하고 정우기(54·청송군의원)씨는 지난해부터 솔막걸리를 개발해 판매에 들어갔다. 따라서 지난해까지만 해도 하루 평균 400ℓ를 판매했으나, 단풍철을 맞아 국립공원주왕산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요즘은 하는 1천ℓ씩을 판매한다는 것.
특히 경기 침체에다가 막걸리가 당뇨병에 좋다는 소문이 나면서 막걸리를 찾는 손님이 부쩍 늘어났다고 한다. 정씨는 오랜 세월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지하 700m 암반수로 막걸리를 제조하는데, 쌀 30%와 밀가루 70%를 혼합하고 미생물(종균)을 이용해 발효시킨다고 비법을 공개했다. 그는 최근 청송사과 막걸리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의성에서는 단촌양조장에서 만든 인삼막걸리가 유명하다. 인삼을 갈아서 만든 이 막걸리는 단촌과 점곡면 등지에서 주로 팔린다. 단촌양조장 김정은(여·40) 대표는 "마늘·양파 수확기인 여름과 파종시기인 가을에는 특히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김경돈 이희대 박용우 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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