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과메기 올해 첫 출하

입력 2008-10-16 08:57:47

▲ 포항 구룡포읍 병포1리 바닷가 덕장에서 출하를 앞둔 햇과메기 건조작업이 한창이다.
▲ 포항 구룡포읍 병포1리 바닷가 덕장에서 출하를 앞둔 햇과메기 건조작업이 한창이다.

"야∼, 과메기다!"

10월 중순 오후 구룡포 바닷가. 파란 하늘에서 쏟아지는 햇살이 드넓은 동해를 온통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해안도로를 벗어나 갯가마을에 들어섰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이 과메기였다.

꽁치를 반으로 갈라 깨끗한 물에 몇 번이고 씻은 다음, 대나무에 걸어 말리는(사실은 '자연발효 숙성'이다) 아낙네들의 익숙한 솜씨를 넋놓고 구경하는 외지인들이 여럿이었다. 부산서 친구들과 나들이 삼아 왔다는 김미연(36·여)씨는 "벌써 계절이 이렇게 되었나…"라며 은근히 다가오는 과메기철을 반겼다.

"포항의 겨울은 과메기 덕장에서 시작된다"는 현지인들의 말처럼 이번주 들면서 지역의 아침저녁 기온이 10℃ 안팎으로 떨어지고 특히 바닷가 체감기온은 겨울철을 방불케 할 정도로 쌀쌀해지자 과메기의 본고향 포항 구룡포 주민들이 일제히 햇과메기 출하에 들어간 것.

과메기 첫 공식 시판에 나선 것은 15일, 구룡포항을 중심으로 한 읍내를 비롯해 북쪽의 삼정·석병리와 남쪽으로 병포·하정리 등 구룡포 전역에 흩어져 있는 얼추 300개의 과메기 덕장(건조장) 가운데 100여곳에서 상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최근 수년간 과메기가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면서 포항 등 본토보다는 외지 소비량이 훨씬 더 많아졌다. 출하시기가 빨라진 것도 이 때문이다. 예전에는 청어를 주로 썼지만 요즘은 거의 전량을 꽁치로 만든다. 올해 경우 주로 러시아 해역에서 잡은 원양산이다. 3∼5일 정도 숙성시킨 과메기는 두름(20마리)당 도매 기준 1만원선에 가격대가 형성되면서 지난해와 별 차이가 없다.

구룡포과메기생산자영어조합법인 김점돌(56) 대표는 "구룡포 과메기가 대구·부산 등 지방도시는 물론이고 3, 4년 전부터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의 판매량이 크게 느는 등 완전한 국민식품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또 구룡포 주민 황보 창수(53)씨는 "날씨가 맑을 때 카메라 하나 들고 바닷가에 자리 잡은 과메기 덕장을 찾는 것은, 과메기를 맛보는 것과는 또 다른 감흥을 주는 좋은 관광·나들이 코스가 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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