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죽지세로 롯데 자이언츠를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삼성 라이온즈의 선동열 감독과 두산 베어스의 김경문 감독 사이의 인연이 화제다.
선 감독은 현역 시절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곤스에서 활약하며 '나고야의 태양'으로 불렸다. 선 감독의 영문 이름 중 성인 '선(Sun)'을 딴 별명. 반면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김 감독을 부르는 애칭은 '달' 감독. 역시 영문 이름 중 마지막 글자인 '문(Moon)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번 플레이오프는 해와 달의 대결이 되는 셈.
8개 구단 사령탑 가운데 두 사람은 유독 친하다. 경기 전에 서로의 더그아웃을 방문해 인사를 나눌 때의 표정도 다른 감독들과 만날 때보다 훨씬 밝다. 선 감독이 신입생으로 고려대에 입학, 당시 4학년이던 김 감독과 숙소의 방장, 방졸 사이가 되며 일찌감치 친분을 쌓았기 때문. 올 베이징올림픽 야구 예선 때는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고 선 감독은 수석 코치로 함께 했다.
사령탑으로선 두 사람 모두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선 감독은 사령탑 초년병 시절인 2005년과 이듬해 한국시리즈를 제패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최고의 해를 보냈다. 베이징올림픽에 야구 대표팀을 이끌고 출전, 전승 우승이라는 신화를 쓰면서 '국민 감독'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포스트시즌 맞대결에서 두 사람의 희비는 다시 엇갈린다. 김 감독은 삼성에 2004년 플레이오프에서 1승 4패, 2005년에는 한국시리즈에서 4연패, 고배를 마셨다. 2004년 선 감독은 삼성의 수석코치였고 2005년에는 감독이었으니 김 감독으로서는 이번 플레이오프가 설욕전이다.
단기전에서 절묘한 투수 운용은 정평이 났지만 선 감독은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비전공(?) 분야인 타순도 탄력적으로 맞춤 운영, 성공을 거뒀다. 김 감독은 주위의 우려 섞인 시선에도 좀처럼 선수에 대한 신뢰를 거두지 않은 채 난국을 정면 돌파하는 '우직한' 야구를 펼쳐 두산을 정규 시즌 2위 자리에 올렸고 올림픽에서도 정상에 섰다.
오랜 인연 속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야구를 구사해온 선 감독과 김 감독. 그들이 플레이오프에서 다시 만났다. 삼성과 두산의 사령탑이 어떤 묘수를 들고 나올지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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