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모를 '글로벌 금융위기'에 한국경제가 지레 혼란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어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9원이나 오른 1,328원으로 마감했다. 6년 6개월 만에 최고치이자 하루 오름폭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불과 3일 만에 환율이 140원씩이나 뛰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경제 펀더멘털을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환율인데 우리나라의 외채나 경상수지 등을 고려할 때 현재 원화는 너무 과소평가돼 있다. 외환시장이 극도의 혼란에 빠져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증거다.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한국 외환시장이 유독 비이성적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이미 IMF 외환위기를 경험한 적이 있다 보니 위기의식이 지나치게 확산돼 스스로 시장 기능을 마비시키는 '자승자박'의 덫에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물론 외환시장은 예측과 전망에 따라 많이 움직이지만 최근처럼 주식시장보다 더 요동치는 것은 막아야 한다. 우리 스스로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한다.
정부는 위기의식 불식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도 어제 "현재의 상황은 97년 외환위기 때와는 많이 다르다"며 "지나친 낙관론은 위험하지만 그렇다고 과도한 위기의식으로 불안감을 부추기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부도 내년부터 실시할 예정이던 2단계 외환자유화 조치를 무기 연기하고, 증시안정 및 금리인하 등 비상대책을 발 빠르게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시장이 과도하게 불안하면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몰고 온 外風(외풍)을 견뎌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국경제에 깊숙이 배어 있는 지나친 위기의식, 內風(내풍)을 걷어내는 작업부터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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