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주택업체 "힘들지만 문제 없다"

입력 2008-10-08 09:10:35

부동산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대구지역 주택업체들이 위기설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위기설의 주내용은 미분양으로 인한 자금난과 이로 인한 부도설. 올 상반기부터 떠돌기 시작한 위기설은 대상 기업을 바꿔가며 확대 재생산을 거듭하고 있다. 해당 업체로서는 내용 대부분이 과장되거나 근거없는 소문이지만 마땅한 대응책도 없어 고심하고 있다.

◆지역건설사 경영 상태는 "건전"=건설사 자금난 관련 루머는 지역 1위 건설사인 화성산업까지 대상으로 삼고 있다. 화성산업 관계자는 "미분양이 지역 건설사 중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 루머의 근거가 되고 있지만 제대로 내용을 따져보면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화성산업 건설부문의 올 매출은 6천500억원 정도. 이 중 주택이 차지하는 부문은 55% 정도며 나머지는 관급 등 일반 건설공사다.

현재 화성의 대구지역 미준공 단지는 재건축현장인 상인파크드림과 수성파크드림, 신일 부도현장을 인수한 수성3가와 신서 파크드림이 있다. 일반 분양공사로는 주상복합아파트인 '범어 더 스타'가 있다.

화성 관계자는 "올해 전국적으로 4개 현장 준공을 끝냈고 재건축 및 신일 부도 현장은 성격상 재건축조합과 금융권 도급공사로 오히려 자금줄이 되고 있다"며 "분양이 저조했던 범어 더 스타 준공을 2년 정도 연장한 것을 빼면 일반 수주공사에서 벌어들인 자금에다 준공단지 정산까지 합치면 내년까지도 자금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신용등급 평가에서 최상위인 트리플A를 받은 화성은 다만 올해 건설부문 흑자는 300여억원에서 1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태왕도 경영상태는 안정돼 있다고 밝히고 있다.

올 들어 2개 단지 준공을 끝냈으며 현재 달서구 용산 주상복합아파트와 대봉동 등 2개 현장이 남아 있지만 용산동은 분양률이 50%를 넘어선 상태며 대봉동은 재건축현장으로 자금엔 큰 부담이 없는 상태라는 것.

태왕 관계자는 "2개 준공 단지 공사에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통한 자금 조달보다 자체 자금을 투입한 것이 상반기 유동성 어려움으로 이어졌다"며 "준공을 끝내면서 자금 위기도 사라진 상태로 매출규모는 줄었지만 경영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서한이나 한라주택, SD건설 등은 주택경기 침체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주택사업 비중을 줄이면서 1, 2개 단지 정도만 공사를 수주해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보이고 있다.

단 2005년 법정관리를 졸업한 뒤 의욕적으로 주택사업을 펼친 C&우방은 올 상반기부터 자금난을 겪고 있으며 현재 자산 매각에 나선 상태다.

◆지역 건설업계의 앞날은?=부동산경기 침체가 내년까지 이어질 경우 건설사로서는 자금 부담이 가중될 수밖에 없지만 IMF와 같은 '연쇄 위기' 상황은 없을 것이란 것이 건설업계의 설명이다.

건설협회 대구시회 관계자는 "미분양 사태로 지방건설사뿐 아니라 1군 대형업체들까지 자금난을 겪고 있지만 지역업체들은 대형 1군업체들에 비하면 오히려 위기 대처능력이 뛰어나다"고 밝혔다.

대구지역 미분양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 중이지만 대구 건설사들의 미분양은 상대적으로 적은데다 IMF 때와는 달리 지역업체들의 외형이나 재무 건전성이 달라진 때문이다.

지난달 기준 대구 미분양은 준공단지까지 합쳐 94개 단지 2만1천가구지만 대구업체 비중은 28개 단지 4천500여가구로 전체의 2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 미분양 중 악성으로 분류되는 고가 중대형만 따지면 지역업체 비율은 10% 미만으로 줄어들게 된다.

정부의 지방 건설사 지원과 함께 대규모 국책사업도 향후 지역 건설사에게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달부터 2천500억원 규모의 경부고속철로변 정비사업을 시작으로 11월에는 달성군 테크노폴리스 사업이 착공에 들어가며 내년부터는 2011년 세계육상대회 준비를 위한 기반공사가 시작된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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