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수 총리 "지방-수도권 윈윈 전략 추진"

입력 2008-10-08 09:52:58

한승수 국무총리는 6일 지방행정체제 개편과 관련 "현재의 지방행정체제는 농경시대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시대 변화에 맞춰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편을 심각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 총리는 이날 매일신문 등 한국지방신문협회 소속 9개사와 가진 공동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국가 행정의 근간을 이루고 국민 생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므로 기본적으로 여야 합의에 의해 합리적인 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편 방향을 두고 학계, 국회, 행정부에서 다양한 안이 나오고 있으나 현재로서 정해진 방향은 없다고 했다.

지방분권형 개헌에 대해 한 총리는 "국회에 개헌특위가 구성되면 중앙과 지방의 권한 이양 문제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는데 그때 정부에서도 대안을 내놓아서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해 지방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지방과 수도권의 발전은 상호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고, 시너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사안"이라며 "정부가 정책을 잘 개발해서 지방과 수도권이 함께 윈윈하는 성장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미국 발(發) 금융 위기에 대해 한 총리는 "1930년 대공황 때와는 다르다"며 "그때는 미국이 유일한 경제 강국이었지만 지금은 미국 말고도 중국·인도 등 (강한) 경제권역이 많아 이런 나라들이 세계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중심의 경제 구도가 다국 중심의 경제 구도로 바뀌는 것이지 세계 경제 자체가 동반 몰락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그는 그러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협력이 긴요하고 한미FTA(자유무역협정)이 빨리 비준돼야 한다"며 "우리는 저탄소 녹색성장으로 국가 발전의 기틀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녹색성장을 '거대한 비전'이라며 정부 정책 방향을 공들여 설명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는 지향하는 비전없이 왔다갔다 하다 10년이 지났다"고 깍아 내린 그는 녹색성장에 대해 ▷새로운 국가 발전 패러다임으로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고 ▷경제와 환경이 상호 보완적이고 ▷인류 존망이 걸려 있는 기후 변화 문제에 우리나라가 기여하는 것이라고 의미 부여했다. "그러려면 정책이 따라야 하고 부처별로 정책화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성공하면 세계 어떤 나라보다 앞서갈 수 있다"고 자신했다.

철도는 저탄소 녹색성장에서 교통 부문의 해법으로 봤다. 그는 "과거에는 적자 때문에 철도를 민영화한 나라가 많은데 지금은 다시 철도를 평가하고 있다"며 "적자가 나더라도 이산화탄소를 적게 배출하고 자원을 적게 쓸 수 있다는 차원에서 철도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좌편향 교과서 개정에 대해서는 단호했다. "초교생 30%가 6·25를 북침으로 안다는 조사를 보고 깜짝 놀랐다"며 "교과서는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 올바로 기록돼야 한다"고 했다.

남북관계의 장래는 낙관했다.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에는 굉장한 인내가 필요하다"며 "시간이 걸려도 북핵 불능화는 계속 추진되고, 핵 완전 제거도 많은 사람들이 비관적으로 보지만 해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이 6자회담의 틀을 쉽게 깰 수 없다는 것을 이러한 낙관론의 근거였다.

총리로서 매진해온 자원 외교에 대해서는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자원 확보는 급할 때가 아니라 평시에 꾸준히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있는 그는 "얼마 전 중앙아시아 자원 외교 순방을 했는데 그 성과로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이 11월초 방한해 공동경제위원회를 열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유엔총회의장을 지낸 한 총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유엔에서 한국 역할과 관련해 "우리가 많은 도움을 받은 만큼 이젠 신세진 빚을 갚아야 한다"며 "빈곤·교육·환경 등 각종 글로벌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세계에 기여해야 할 때가 이젠 됐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도야코 정상회의에서 공적개발원조(ODA)를 늘리고,유엔 평화유지군(PKO) 활동에 적극 참여키로 한 것은 매우 적절한 판단이라고 치켜세웠다.

총리상에 대해 그는 "총리나 총리실의 위상에 정형이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총리 위상은 총리 개인의 개성이나 경륜, 국가관, 세계관에 따라 다 다르고 지금은 '한승수형 총리상'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한승수형이 ▷훌륭한 정책조정자이자 ▷조화롭게 내각을 통솔하고 ▷청백리(淸白吏)로 각인되도록 만드는 게 자신의 포부란다.

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취재단=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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