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불황 속에서 인기 있는 외식업소

입력 2008-10-02 09:11:00

퓨전과 웰빙, 슬로푸드는 거부할 수 없는 외식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다. 메뉴개발은 기본이며 업소 이미지 제고와 굽고 튀기는 음식 대신 건강개념을 도입한 중탕을 이용한 조리법, 올리브유나 포도씨유를 사용한 특화된 음식, 원재료의 국산화 등 외식업도 끊임없이 연구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유영진(대구가톨릭대 외식산업학과) 교수는 "노력하는 외식업 경영주들은 아무리 불황이라도 겁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고객 관리기법부터 스토리텔링, 맛의 벤치마킹까지 꾸준한 업소 이미지 제고는 결국 입소문을 퍼뜨리기 때문이다. 불황 속에서도 꾸준히 매출증대를 이어가는 외식업소를 소개한다.

◇불황 타개 위한 전략 메뉴 구성

한우 갈비살과 떡갈비, 한정식을 위주로 한 고기 전문음식점인 용지봉은 광우병파동으로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하지만 대구음식박람회 3년 연속 신메뉴 최고상을 수상한 업소답게 전략메뉴 개발에 착수, 다양한 소스와 웰빙 식재료를 이용한 세미한정식을 불황타개메뉴로 선을 보였다. 가격도 1인 1만원에 3인상을 기본주문으로 했다.

세미한정식은 10가지의 요리상을 순차별로 제공한 후 다시 된장찌개와 장아찌류, 묵은 김치에 밥과 누룽지탕으로 구성된 식사상을 나중에 내는 식단으로 구성했다. 요리상은 표고탕수와 해물우동볶음, 두부선을 중심으로 우엉국수무침, 잡채 등을 잇달아 제공된다. 각각의 요리엔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소스로 맛을 냈다. 이 메뉴가 여성고객층의 입맛을 사로잡으면서 점심과 저녁 매출의 60% 이상을 받쳐 주었다. 입소문이 나면서 지금은 오히려 용지봉의 대표메뉴가 됐다. 직접 담근 구수한 된장찌개에 누룽지탕이 곁들어지는 식사상은 고객들로 하여금 포만감과 함께 식사의 깔끔한 마무리까지 선사해 호응을 얻고 있다.

◇소비자 입맛에 맞는 레시피 개발

청암순대는 직접 만든 순대로 순대국부터 순대수육'토종순대'비빔순대'순대철판볶음'순대전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순대관련 메뉴를 팔고 있다. 변화하는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고 매출 증대를 꾀해 보려는 시도로 가게 주인은 소스아카데미에 등록, 1년간 소스에 대해 공부를 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나름의 소스 레시피(음식 만드는 방법)를 개발하고 다양한 토속적인 찬류를 개발해 단골들의 호응과 매출증대에 성공했다.

이곳의 인기소스는 단연 초된장 소스. 된장과 과일'도라지'깨 등 12가지 재료로 만든 초된장 소스는 수제순대의 맛에 식상해 하던 단골들의 입맛에 다시 불을 댕겼다. 고소하면서도 새콤한 소스가 순대 맛을 한층 높였기 때문. 이에 힘입어 짠맛에 달고 새콤한 맛이 첨가된 피쉬소스, 느끼한 순대의 뒷맛을 깨끗이 없애주는 구연산초를 이용한 소스 등이 비빔순대와 순대철판볶음 등에 곁들어지면서 고객의 미각을 돋워 매출은 약 20%나 껑충 뛰었다. 여기에다 순대국밥 등에 제공하는 반찬가짓수도 늘렸다. 특히 직접 담든 30여 가지의 장아찌를 돌려내는 전략은 보다 많은 단골들을 유인하는 요인이 됐다. 심지어 콩나물'미나리'산초'민들레장아찌에 고객들은 "신기하다"며 오늘은 어떤 장아찌가 제공될 것인지 기대감을 갖고 찾는 고객들도 있다는 것. 청암순대는 이 때문에 '충성고객'이 늘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깨끗한 인테리어도 성공 열쇠

천일석쇠구이전문점은 돼지고기 중 특수부위인 가브리살'항정살'갈매기살을 고객이 직접 소스를 발라 참숯에 구워먹는 곳이다.

간장에 한약재 등 16가지 재료를 첨가, 사흘간 숙성시킨 소스를 항아리에 담아 돼지고기 특수부위와 함께 제공하는 이 곳은 소스의 맛도 맛이려니와 돼지고기 구이집 답지 않는 깔끔한 인테리어 덕에 퇴근길 직장인은 물론, 비교적 싼 값에 가족간 외식장소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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