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 대구경북, 기업경영도 '보수'

입력 2008-10-02 08:43:30

올해 신규로 기업공개(IPO·Initial Public Offering)를 한 대구경북지역 본사 기업이 단 한 곳 뿐이다. 지역에서는 새로운 상장회사가 1년에 한 곳 나올까말까한 상황인 것이다.

주식시장이 워낙 좋지 않아 그렇다는 분석도 있지만 코스피지수가 전인미답의 2,000까지 올라갔던 지난해에도 대구경북지역의 기업공개는 달랑 한건이었다.

기업공개를 통한 자본확충 노력보다 오너 1인 중심의 폐쇄적 기업경영 관행을 고수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다. 지역의 보수적 정서가 기업 경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증권선물거래소 대구사무소 집계에 따르면 올해 기업공개를 한 곳은 구미의 반도체 부품 제조회사인 월덱스(코스닥시장)가 유일하다.

주가가 폭등세를 보이며 상장여건이 좋았던 지난해에도 대구경북지역의 기업공개는 단 한 건(쉘라인-유가증권시장) 뿐이었다. 2년 연속으로 달랑 한 건씩의 기업공개가 나올 우려를 낳고 있는 것이다.

최근 10여년새 대구경북지역에서 기업공개가 1년에 단 한 곳밖에 나오지 않은 사례는 외환위기 때(1998년)가 유일했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 나왔다.

올해 전국적으로는 37곳(유가증권시장 6곳·코스닥시장 31곳)의 기업공개 회사가 나왔지만 대구경북은 이 가운데 1곳만 점유, 점유율로 따지면 2% 수준이다.

대구경북지역 기업공개는 지난 2002년 10곳에 이르렀고, ▷2003년 7곳 ▷2004년 4곳 ▷2005년 7곳(C&우방랜드는 기업분할로 인한 신규상장이라 제외) ▷2006년 2곳(평화산업은 기업분할로 인한 신규상장이라 제외) 등 이었다.

신규상장기업을 거의 찾아보기 힘든데다 기존 지역 상장기업에 대한 우회상장까지 나오면서 지역 상장기업 숫자는 해가 갈수록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 2005년말 95개사였던 대구경북지역 상장법인은 이달 현재 91개사로 줄었다.

증권선물거래소 대구사무소 한 관계자는 "지역이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이다. 기업공개를 통해 사업확장을 위한 자본확충이 가능하지만 대다수 오너기업인들이 기업공개시 찾아올 자기 지분 감소를 힘들어 한다. 수도권기업은 자본시장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기업을 키운다. 올해 주식시장이 좋지 않지만 37곳의 기업이 기업공개를 했다. 이 지역 기업인들의 무지(無智)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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