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구 방문한 박약회 이용태 회장

입력 2008-10-01 08:47:26

"아침부터 저녁까지 반듯한 사람만 만나는 것이 선진국이죠."

돈 보다는 사람, 심성이 착한 사람이 많은 곳이 바로 선진국이라는 뜻이다. 박약회 이용태(75) 회장이 대구에 들렀다. 30일 대구청년유도회(회장 이창환) 회원들을 위한 교양강좌를 위한 방문이다. 박약회는 '박문약례'의 줄인 말로 전국에 20여 개 지회를 가지고 있는 유교 선양 단체이다.

이날 주제는 '가정교육 제자리 찾기'. 그는 "가정 교육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했다. 예전에는 대가족 제도에서 사람됨을 특별히 가르치지 않아도 되었지만, 지금은 "핵가족에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자녀도 많지 않기 때문에 더욱 절실하다"고 했다.

그는 "막연하게 아이들을 가르칠 것이 아니라 감동을 줘야 한다"고 했다. 지식을 전달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마음을 흔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밑천이 없으면 안된다"며 "어른들도 공부도 하고,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음이 넉넉해야 공부도 잘된다"고 했다. '일등해라, 일류대학 가라'고 들볶기만 하면 스트레스가 쌓이고,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고, 불안해 공부에 지장이 생긴다는 것. 그는 "인성교육을 위해 한 달에 한 시간만 내면 된다"고 했다. 이 시간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가지면 전체에 능률이 오르고 공부가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인성교육을 위해 세 가지를 꼽았다. '남들과 사이좋게 지내기' '자기 자신을 경영하기'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기' 등이다. 그는 "'착한 일을 하라'와 같이 어른들이 막연하게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이는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며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춰 구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경북 영덕에서 출생한 이 회장은 숙명여자중고대학교 재단이사장, 퇴계학연구원 이사장을 역임했다. 재령이씨 충효당 종손으로 미국 유타대학 이학박사. '컴퓨터 산책' '정보사회, 정보문화' '컴퓨터가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선진국, 마음먹기에 달렸다' 등 저서를 가지고 있다.

그는 또 삼보컴퓨터 회장도 역임했다. 컴퓨터와 유교는 선뜻 연결되지 않는 조합이다. 그러나 "아무리 첨단을 달려도 모두 사람의 일"이라며 IT산업도 사람이 제대로 되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선진국은 돈이 많고, GDP(국민총생산)가 많은 나라가 아니다"며 "바르게 사는 사람이 많은 곳이 선진국이고, 이는 가정에서 이뤄지는 인성교육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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