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학점을 받으면 현금 50달러를 드립니다. 미국 시카고 공립고교들이 '성적에 따라 달러를 지급하는 프로그램'(Green for Grade$)을 마련했다. 매 5주마다 수학 영어 사회 과학 체육 등 5개 과목에 대한 평가를 실시해 신입생 5천 명에게 학점에 따라 50~20달러를 지불하겠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해당 성과급의 50%는 미리 받고 나머지는 2학년 말에 받게 된다. 올 신입생은 앞으로 2년간 4천 달러까지의 돈을 만질 수 있는 기회를 갖는 셈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카고 공립 고교생들의 성적은 올리고 자퇴율은 떨어트릴 苦肉策(고육책)으로 마련됐다. 50%에 대한 지불을 2학년 말로 미룬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프로그램이 큰 인기다. 교육당국이 공고를 하자 65개 고교가 응모해 추첨을 통해 20개 고교를 선발했다.
뉴욕시는 지난해부터 비슷한 프로그램을 시범실시하고 있다. 4학년생의 경우 한 해에 250달러까지, 좋은 성적을 올릴 경우 7학년이 되면 500달러까지 수입을 올릴 수 있도록 고안됐다.
당연 학생들의 성적을 돈으로 보상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가에 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찬성이 우세하다. 찬성론자들은 공립고교 재학생들의 가정형편이 결코 넉넉지 않다는 이유를 든다. 이들에게 2년간 열심히 공부하고 돈도 벌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동기 부여가 된다. 가정에서 동기 부여를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학교에서 무엇인가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도 이유다.
하지만 반대론도 만만찮다. 학생들의 학문적 성과를 돈을 주고 사는 것은 옳지 않다는 주장이다. 성적에 따라 돈을 지급하는 것은 뇌물에 다름없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업을 하나의 직업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크다는 논지도 나온다.
하지만 논란을 감수하면서까지 이 같은 인센티브 안이 나오는 이유는 학력 신장과 공'사립 간 학력 차 해소다. 교육당국이 공립고를 위해 할 일을 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시행된다면 어떤 논란을 불러올까. 성적 높이기 경쟁이 치열하다. 그동안 금기시돼 왔던 각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수가 오늘 공개됐다. 학교 선택제가 실시되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교육당국이 교육격차 해소와 실력 향상을 위해 어떤 대안들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정창룡 논설위원 jc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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