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마다 전문화·특화분야 바람

입력 2008-07-25 06:13:03

로봇수술·뇌졸중집중치료·간이식…

▲ 지역 병·의원마다 특화·전문화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영남대 뇌졸중집중치료실, 계명대 동산병원 암 환자 상담실, 파티마 병원 탈장센터 및 제대혈은행.
▲ 지역 병·의원마다 특화·전문화 바람이 불고 있다. 사진은 영남대 뇌졸중집중치료실, 계명대 동산병원 암 환자 상담실, 파티마 병원 탈장센터 및 제대혈은행.

지역 의료기관에 전문화·특화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학병원뿐 아니라 중소병원, 의원급에서도 전문 분야를 육성, 전국에서 실력으로 손꼽히는 전문 의료기관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 이는 생존경쟁이 치열한 국내 의료시장에서 살아남는 것은 물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전문화되고 특화된 분야를 개발, 집중 육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수술 전문병원

경북대병원은 지난해 11월 로봇수술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올 3월엔 로봇센터를 열어, 국내 대표적인 로봇수술 전문 병원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지금까지 환자에게 로봇수술 시스템이 쓰인 경우는 직장암, 대장암, 전립선암, 자궁근종, 위암 등 암 수술 60여건에 이른다. 조혈모세포 이식수술, 모발이식센터 등도 경북대병원의 특화된 분야로, 모발이식의 경우 1992년 모낭군 이식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 최고의 자리를 지켜가고 있다.

◆담석클리닉·뇌졸중집중치료실 운영

영남대병원은 지역에서 처음으로 담석클리닉을 개설, 운영에 들어갔다. 이는 담석증과 관련한 접수 및 외래진료, 검사, 결과 확인, 수술 등 치료 결정 등 모든 과정을 당일 오전 중에 마칠 수 있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 이를 위해 관련 진료 및 진료지원 부서 간 협진 체제를 구축하는 등 환자 중심으로 내부시스템을 개선했다. 또 대구경북에서 처음으로 뇌졸중집중치료실도 개설했는데, 전담 간호사 6명이 24시간 상주하며 환자를 집중 관찰하고 치료하게 된다. 또 조만간 유방센터, 산부인과, 영상의학과 등을 묶은 '여성센터'도 문을 열 계획이다. 이뿐 아니라 올해 명품 의료 브랜드화를 위해 병원 워드마크인 'YUMC'를 특허등록(상표등록)하는 등 본격적인 브랜드 의료경영을 시작했다.

◆암 환자 중심 맞춤형 통합진료시스템

계명대 동산병원도 지난달 암센터 상담실 개소와 함께 암 관련 질병의 진단에서 치료까지 모든 과정을 원스톱으로 진료하는 환자 중심의 '맞춤' 통합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 의료진 및 전담 간호사는 물론 코디네이터, 사회사업가, 영양사 등 관련 전문가들이 통합진료팀을 구성, 환자 개개인에 맞는 치료법을 찾아 협진을 통해 진료하는 게 특징이다. 또 지역에서 처음으로 심장이식술을 시행하고, 혈액투석실을 개설하는 등의 객관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심혈관센터, 뇌혈관센터, 신장센터, 간질센터, 부인종양센터 등 진료과목을 특화,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방에서 간이식 수술 최고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지방에서는 유일하게 간이식전문 수술병원으로 자리 잡아 대구경북, 부산경남은 물론 서울과 다른 지역에서도 간이식 및 수술을 위해 찾아오고 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 간이식 수술 건수가 지난해에만 36건에 이르는 등 지방 병원 중에선 가장 많은 전국 7위의 수술 실적(2006년)을 자랑하고 있다. 또 국내에서 최초로 대구한의대병원과 양한방 협진을 체결, 신약개발 등 공동연구와 진료를 하고 있다.

◆제대혈 은행, 성체줄기세포 치료센터 난치병 치료 및 연구

대구파티마병원은 뇌·신경전문병원에 이어 탈장센터, 제대혈은행 등을 특화시키고 있다. 대구가톨릭대병원과 대구파티마병원도 성체줄기세포 치료를 위해 MOU를 체결하는 등 국내 최고의 신경줄기세포 연구·치료기관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현재 성체줄기세포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대구파티마병원은 대구경북의 대표적인 제대혈 은행으로 자리 잡은 만큼 공여제대혈을 이용한 신경줄기세포 배양과 치료제 생산 등 난치병 질환 치료의 중심지로 입지를 굳혀간다는 계획이다.

◆대구 대형병원 수술 건수 전국 최고 수준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6년 기준 수술 건수가 가장 많은 전국 병·의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 경북대병원의 경우 선천성심장기형 수술, 갑상샘 수술, 일반 뇌 수술, 뇌종양 수술, 위 절제술, 간 부분 절제술, 축농증 수술 등 7개 분야에서 전국 10위 내에 들었고, 영남대병원은 담낭절제술, 담도 내시경 수술, 갑상샘 수술, 유방보존 수술, 유방 절제 수술 등 5개 분야, 계명대 동산병원 심장 인공 심박동기 삽입술, 담낭절제술, 뇌종양 수술 등 3개, 대구가톨릭대병원과 대구파티마병원, 대구보훈병원이 각각 담도 내시경 수술, 탈장 수술, 전립샘수술에서 10위 내에 이름을 올렸다.

◆지역 중소 병·의원도 전국에서 두각

2006 전국 수술현황 추적 조사 결과, 대구 중소병원들의 두각도 두드러진다. 중소병원이지만 전문화·특화에 성공해 전국에서 최고로 손꼽히고 있는 것. 곽병원은 맹장수술 분야에서 전국 1위에 올랐고, 구병원(구의료재단 및 세원의료재단 포함)과 제일안과병원은 각각 치핵 수술, 백내장 수술 분야에서 전국 3위에 올랐다. 또 보강병원은 척추 내시경 수술 및 척추 외과적 수술 분야에서 각각 전국 3위, 6위에 이름을 올렸고, 열린큰병원은 무릎관절 수술 5위, 보광병원은 척추 내시경 수술 8위를 기록했다.

◆특화·전문병원 개원 및 확장 잇따라

이 밖에도 닥터굿 재활의학병원은 수도권 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장애아동 재활전문병원 문을 열었고, 유방전문병원을 내세우며 개원한 '분홍빛으로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방암 수술 환자 전용 목욕탕까지 갖췄다. '웰니스 1004 병원'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치료 목적의 암-면역재활 전문병원을 표방하고 나섰고, 푸른미래내과도 최근 확장 이전하면서 당뇨·고혈압 환자를 위해 전용 헬스클럽과 레스토랑을 갖춘 당뇨센터를 개설했다. 수부외과·미세재건 분야에서도 대구가 메카다. 미세접합 수술로 전국 최고 수준이었던 옛 현대병원의 뒤를 이어 지난해 문을 연 MS재건병원이 명성을 쌓아가고 있고, W병원도 수부외과·미세재건 분야 최고를 내세우며 오는 9월쯤 문을 열 예정이다.

이호준기자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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