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내에서 최고위원회의와 '최고위원· 중진 연석회의' 재개를 앞두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또 최고위원회의의 위상과 역할을 둘러싼 당내 중진들 간의 시각차도 노출되고 있다.
2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정몽준 최고위원이 참석하지 않았다. 정 최고위원은 아예 회의 직전 박희태 대표를 찾아 전날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최고위원들을 초청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면서 " 당내 최고 의결집행기구에 참여하는 최고위원들이 중요 현안인 독도·금강산 문제 관련 당정회의 결과를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아야 겠느냐"며 항의했다. 그러면서 그는 "긴급현안에 최고위원들을 배제시킨 것은 최고위원회의를 무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며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했다. 그는 "이 같은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최고위원이 너무 많다면 전당대회를 다시 열어 최고위원 숫자를 줄이도록 당헌을 개정하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전날 한나라당 주변에서는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부활 소식이 나오면서 최고위원회의의 위상이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돌았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상득 의원등 당내 실세들이 모두 연석회의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되면서 당의 주요 의사결정권이 사실상 연석회의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정 최고위원측은 22일"국가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에는 당연히 최고위원이 들어가야 한다는 뜻에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면서 "상황을 보고 회의참석 여부를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한나라당 당헌에는 최고위원회의를 '당내 최고 의결집행기관'으로 규정해두고 있는 반면 의원총회를 '원내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각각 규정하고 있어 최고위원회의의 위상을 둘러싸고 끊임없이 논란이 제기되어 왔다.
그러나 한 주요당직자는 "최고위원회의가 당의 모든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원내대책은 원내대표, 정책은 고위당정협의회 등으로 각각 기능과 역할이 분리되어 있지 않느냐"면서 "정 최고위원이 전당대회에서 2위로 당선되었다는 점을 내세우면서 당내 모든 일에 나서는 등 '오버'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 재개에 대한 당내 분위기는 대체로 수긍 쪽이다. 연석회의에는 9명의 최고위원과 박근혜 전 대표와 이 전 부의장을 비롯, 홍사덕 박종근 이해봉 김무성 김영선 남경필 안상수 황우여 정의화 등 국회직을 맡지않은 4선 이상 중진의원 10여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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