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세 국제유가 급락…더 내릴까?

입력 2008-07-18 10:09:22

장기수급상 고유가는 대세

배럴당 150달러를 넘을 것처럼 맹위를 떨치던 국제유가가 사흘간 배럴당 15달러 이상 급락하면서 유가가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가 급락의 파워는 강력해 미국과 유럽증시가 급등한데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국내 유가도 진정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유가 하락 대세인가

국제유가가 경제성장 둔화에 따른 수요감소 우려로 사흘째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지난달 5일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30달러선 아래로 내려갔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의 8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 종가에 비해 5.31달러, 3.9% 떨어진 배럴당 129.29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WTI는 지난 14일 이후 사흘간 배럴당 15.89달러 내리면서 지난 2004년 12월 이후 사흘 기준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영국 런던 ICE 선물시장의 9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날에 비해 4.52달러, 3.3% 급락한 배럴당 131.29달러를 나타냈다. 중동산 두바이유도 2.97달러 내린 131.08달러를 기록했다.

유가가 이처럼 급락하면서 현재 배럴당 150달러 지지 전망은 쏙 들어간 상태다. 유가 150달러 돌파 가능성이 멀어져 가는 분위기다. 다만 장기 수급상황에서는 여전히 고유가 지지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나 인도의 수요 감소 신호가 나타나면 유가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며 브릭스(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경제둔화 신호가 강화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가도 영향

유가 급락 소식에 미국증시와 유럽증시가 급등했다. 미국증시가 사흘째 이어지는 국제 유가의 급락세와 JP모건체이스의 양호한 실적 등으로 이틀째 큰 폭으로 상승했다. 17일 미국증시에서 블루칩 위주의 다우존스는 전날 대비 207.38포인트(1.85%) 상승한 11,446.66을 기록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2,312.30으로 27.45포인트(1.20%) 올랐다. S&P지수 역시 14.95포인트(1.20%) 뛴 1,260.31을 기록했다.

유럽증시도 유가급락 소식에 급등했다. 17일 영국 FTSE100 지수는 5,286.30으로 전날보다 135.70포인트(2.63%) 상승했으며, 독일 DAX지수는 6,271.27로 115.90포인트(1.88%), 프랑스 CAC40 지수는 4,225.99로 113.54포인트(2.76%) 각각 올랐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8.16포인트(1.20%) 상승한 1,525.56으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일대비 6.97포인트 상승한 527.81. 코스피지수는 1,541.38로 시작해 2분 만에 1,546.84까지 급등했지만 오후 들어 외국인의 매도공세에 상승폭은 상당 부분 축소됐다. 이날도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1천290억원을 팔아 치우며 29거래일 연속 매도세를 이어갔다.

◆소비자가격도 내려갈 듯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내 휘발유가격도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주유소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사들이 다음주쯤 휘발유가격을 ℓ당 30~40원 내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대구지역 주유소에서 팔리고 있는 휘발유 ℓ당 가격은 1천930~1천940원대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쯤 기름값이 ℓ당 1천900~1천910원 정도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주유소협회 대구시지회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급락했기 때문에 소비자가격이 내려갈 것"이라며 "하반기에 급격한 가격인상은 없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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