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중2, 고1 남매를 둔 엄마입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일인데 놀기 좋아하는 아이들과 다툴 일을 생각하니 방학이 걱정스럽기만 합니다. 알찬 방학을 위한 조언 부탁합니다.
A:어른들의 학창 시절 방학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방학이 시작되면 잠 뿌리를 뺀다며 며칠 동안 잠만 자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너무 심하다 싶으면 어머니께서 어느 날 해거름에 오후 내내 잠만 자는 아이에게 다급한 목소리로 "너, 빨리 일어나 학교 가야지! 뛰어가도 늦겠다"고 고함을 지릅니다.
아이는 벌떡 일어나 가방을 들고 집 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아이는 골목 끝까지 죽도록 달리다가 뭔가 이상하여 주변을 찬찬히 살펴보고 아침이 아니라 저녁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아이는 속았다고 억울해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종일 잠만 잔 것을 부끄러워하며 머리를 긁으며 다시 마당으로 들어오고, 다른 식구들은 노을에 흠뻑 젖은 얼굴로 박장대소하며 잠보를 놀렸습니다. 지금 부모님들의 어린 시절에는 꾸중하는 어른이나 게으름을 부리는 아이 모두가 그렇게 여유가 있었습니다.
요즘의 아이들은 방학이 와도 별로 즐겁지 않습니다. 보충수업을 받으러 학교에 가야 하고, 집에 오기가 바쁘게 학원에도 가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방학이란 자기 책임 아래 스스로 공부하며 휴식을 취하는 휴가가 아니라, 보충수업을 하며 학교에도 계속 나가야 하는 기간일 따름입니다. 헨리 포드는 "일만 알고 휴식을 모르는 사람은 브레이크가 없는 자동차와 같은 것으로 위험하기 짝이 없다. 또한 놀기만 할 뿐 일할 줄 모르는 사람은 모터가 없는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아무 소용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휴식과 일(공부)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한쪽에만 치우칠 때 몸과 마음에 문제가 생깁니다.
방학은 부모와 학생 모두에게 다소간 여유를 주는 기간입니다. 중2는 폭넓게 책을 읽으며 자연 속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도와주십시오. 고1도 독서를 통해 사고의 폭을 넓히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활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책과 자연 속에서 진한 감동을 많이 체험한 학생이 목표 의식이 분명하고 갈수록 공부도 잘하게 됩니다. 매사를 부모의 의도대로 하겠다고 아이를 다그치지만 마시고, 온 가족이 함께하는 이벤트를 만들어 여운이 길게 간직될 수 있는 가슴 뭉클한 추억거리를 많이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활동이 가족의 행복과 보다 활기찬 2학기를 보장해 줄 것입니다.
윤일현(송원학원진학실장 ihnyo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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