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이 즐겨 보던 우리나라 대중오락지의 대표주자는 '선데이서울'이다. 20대들이야 플레이보이 같은 서양잡지를 더 꼽겠지만 한때 선데이서울은 '필독서'라고 불릴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다. 선데이서울은 1968년 9월 22일 창간해 이름을 날리다가 1991년 12월 31일 폐간했다. 그러나 '4천만의 교양지' 선데이 서울은 지난 2005년 인터넷상으로 부활했다.
선데이 서울을 발행했던 서울신문사는 홈페이지(www.seoul.co.kr)에 '다시 보는 선데이서울'을 연재하고 있다. ▷선데이서울 표지 ▷영화포스터 & 광고 ▷그 시절 그 기사 ▷추억의 사진 ▷어떻게 지내세요 ▷표지모델 스토리 등으로 구분해 기사를 싣고 있다. 서울신문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중문화 보고서로서 선데이 서울이 과거를 돌아보게 하고, 젊은 세대에게 과거의 시대상과 문화상을 전해주는 가장 좋은 콘텐츠'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서울신문 인터넷팀은 매주 한 권씩 기사를 발췌해 원문을 최대한 살려 올리고 있다. '그 시절 그 기사' 내용은 당시 외래어와 대화도 가급적 그대로 살리기 때문에 '다소 낯선 표현법과 한문, 지금과는 다른 맞춤법' 등으로 인해 시대적 느낌이 전해진다.
◆23년간의 기록과 추억이 가득
선데이서울은 만 23년 3개월간 지령 1천192호를 내는 동안 세 명의 대통령을 보내고 광주항쟁과 6월 항쟁, 올림픽 등을 거쳤다. 선데이서울은 숱한 기록과 추억을 남겼다. 1984년부터 시작된 선데이 서울의 대표작인 스타 브로마이드 사진. 이를 모두 모으면 지구 한 바퀴를 돌 정도라고 한다.
선데이서울에 사진이 실리지 않으면 톱스타 반열에 들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돌 정도였다. 해외 화제와 다양한 인사들의 칼럼까지 실으며 당대의 대중문화를 이끌었다. 예술보다 외설에 더 관심을 갖는 일반대중을 위해 사진을 찍다 보니 검열에 걸려 사진을 바꾸기도 했다. 그러나 한 번도 수영복 사진이 빠진 적은 없단다. 남녀노소, 장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를 구가한 만큼 비공식 집계로 최고 23만부, 평균 10만부를 판매하며 잡지계를 평정했다.
선데이서울은 주요 주제어가 '결혼·배신·살·냄새·탈선·욕정'일 정도로 음란잡지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창간호는 그렇게 선정적이지 않았다. 그 표지모델도 연예인이 아닌 일반 은행원이었다. 수영복 사진이 등장하긴 했지만 멕시코 올림픽 출전 수영선수 사진이었다. 창간사는 '첫사랑의 맛을 되씹는 감미로운 화제, 된장찌개 냄새 풍기는 구수한 담론으로 메마른 삶을 기름지게 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으니 지금 보면 촌스럽기 그지없다. 그래도 창간 당시 20원이었던 선데이서울은 현재 헌책방에서 수만원에 거래되기도 한다.
선데이서울에 약 광고가 많았다는 점도 흥미롭다. 당시 서점보다 약국이 더 많아서 판매를 쉽게 하려는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유산약처럼 다른 매체에서는 소개하기 어려운 내용을 실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누구는 '도색잡지' '음란잡지'로 취급하고, 누구는 '대중문화잡지'라고 보는 선데이서울이지만 "사람이란 게 이념이나 도덕 또는 윤리 이외에도 욕망이 있는 존재란 걸 처음으로 인정한 잡지"(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라는 대단한 평가도 받고 있으니 어쨌든 대단한 매체임은 분명하다.
조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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