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유통업체 주문 쇄도 물량 달려…에어컨 냉매 충전하려면 '열흘 대기\
'장마 온다더니 웬 열대야?'
작년에 비해 20일 일찍 시작된 무더위로 미처 여름맞이를 준비하지 못한 시민들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유통·가전업계 역시 예상보다 일찍 찾아온 주문 급증에 물량과 인력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다.
조모(50·여·대구 북구 침산동)씨는 6일 밤 에어컨 냉매가 떨어진 사실을 알고 AS센터로 전화를 했지만 "고객 요청이 너무 많이 밀려 적어도 열흘 이상 기다려야 냉매 충전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조씨는 "에어컨 없이 며칠을 더 견뎌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시민들이 살인적인 무더위에 긴 한숨을 내쉬고 있는 것과 달리 유통업계는 내심 신나는 비명을 내지르고 있다. 홈플러스 대구지역본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 주말 동안 에어컨 판매량은 그 전주와 비교해 2배가 늘었고, 선풍기 판매는 무려 5배나 뛰었다. 지난주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각각 80%와 160% 증가한 수치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7월 말쯤 돼야 여름상품 매출이 증가세를 타지만 올해는 2주 이상 당겨졌다"고 밝혔다.
냉방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물량이 달리고 있다. 정인수(48·수성구 수성4동)씨는 "주말 이틀 동안 인근 대형소매점, 백화점을 헤매고도 선풍기를 사지 못했다"고 했다. 갑작스런 더위에 선풍기를 찾는 손님이 늘면서 상당수 매장에는 물량이 동났다.
빙과류와 물놀이용품의 매출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대형소매점에는 지난주와 대비해 빙과류 판매는 27%, 물놀이용품은 30%가 각각 늘었다.
차량 에어컨 점검을 위한 운전자들의 발길도 분주하다. 수성구 만촌동 O카센터는 "며칠 전만 해도 단 한명도 없었던 에어컨 가스 충전 고객이 지난 금요일부터 하루 평균 5, 6명 이상 늘어나 일손이 부족할 정도"라고 밝혔다.
얼음제조업체도 무더위와 열대야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대구 서구 중리동 T냉동 관계자는 "어제 하루 판매량이 겨울 한달 판매량과 맞먹을 정도"라고 말했다. 특히 열대야가 찾아든 지난 주말 판매량은 직전 주말에 비해서도 무려 7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냉동업체 관계자는 "갑작스레 찾아온 열대야 덕분에 평소 2천개 정도 팔리던 2.5㎏들이 얼음(도매가 500원)이 7일에는 1만5천개 가까이 팔렸지만 급하게 배달인력과 차량을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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