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어제 박희태 새 대표를 비롯해 최고위원 5명을 선출했다. 앞으로 2년 간 집권여당을 이끌 새 지도부다. 혼란에 빠진 국정을 책임지고 수습해야할 한 축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박 신임대표는 "현 정부와 정치권이 국민의 신뢰를 상실한 것이 혼란과 위기의 원인"이라고 했다. 제대로 박힌 현실인식이다.
이명박 정부의 신뢰 추락은 인사 난조, 총선 공천 갈등, 미국쇠고기 졸속협상에 기인하고 있다. 대통령 스스로도 인정한 국민과의 소통 부재 탓이다. 국민의 마음을 읽지 못한 무능이 지금의 혼란을 초래했다. 그렇다면 박 대표는 그 해법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한나라당이 정당의 본래 기능인 민심을 대변하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끌고 나가야 할 것이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국정의 동반자 인식에 사로잡혀 예스맨으로 전락하지 않아야 한다. 매사 대통령의 장단이나 맞추는 것은 이 정권이 망하기를 바라는 거나 다름없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새 지도부는 친이(친 이명박)인사가 장악한 친정체제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손발에 그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게다가 모처럼 과반을 차지한 여당으로서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 책임을 저버리지나 않을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지금 정부가 국정 추진에서 힘이 빠진 것은 집권여당에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다. 당은 계파 싸움으로 단합하지 못하고, 주요 정책을 놓고 당'정간에 각기 딴소리를 해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한나라당은 쇠고기 사태 속에서도 국정 주도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30%대로 곤두박질한 지지율이 그 증거다.
박 대표에게는 당장 국회 정상화, 쇠고기 파동 수습 같은 무거운 과제가 놓여 있다. 무엇보다 IMF보다 더 고통스러워하는 민생이 여당을 쳐다보고 있다. 집권여당 신뢰 회복은 여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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