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형 6쪽 풍부한 즙…토양이 맛 좌우
오랜 세월 일정한 지역에서 자라면서 그 곳의 기후와 토양에 순화돼온 토종작물은 나름의 외형적 특성과 고유의 맛을 지니게 돼 있다. 의성의 토종 밭마늘은 특유의 향과 강한 맛을 자랑하고, 청송의 약대추는 한약재로 애용되며, 문경의 오미자는 중국 본초학에서도 극찬할 정도로 맛과 약리작용이 뛰어나다.
생산량을 늘리고 병충해를 막기 위해 많은 외래종이 우리네 밭과 들을 메워가고 있지만 그래도'토종'이라는 브랜드를 꿋꿋이 지켜가는 이들 작물의 특성을 짚어본다.
하지를 전후한 6월 중하순에 수확하는 의성 밭마늘은 한눈에 봐도 외래종인 남도마늘이나 대서마늘(스페인종)과 확연히 구별할 수 있다. 밭마늘은 우선 통이 높고 길며 쪽과 쪽 사이 굴곡이 완만하고 도자기형태를 하고 있다. 배열된 쪽도 덧쪽이 없이 균일하며, 모양은 반달형으로 쪽 머리부분 껍질이 길게 나와 있는 게 특징. 다만 물기가 많은 논에 심을 경우와 상대적으로 수분이 적은 밭에 토종마늘을 심을 경우 마늘의 굵기가 달라질 수 있다.
땅속에서 잠을 자는 휴면기간도 외래종보다 길어 심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뿌리는 나오지만 겨울을 넘긴 다음에야 싹이 나오기 때문에 종대가 단단하고 거꾸로 들었을 때 잘 꺾이지 않는다. 이러한 밭마늘은 의성지역의 기후'토양과도 무관치 않다. 의성은 겨울과 여름, 낮과 밤의 기온차이가 심한데다 땅도 화산암토로 일반토양과는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즙액이 많아 적은 양으로도 양념효과가 크며 김치의 신맛을 억제하는 기능이 탁월하다.
의성토종마늘마을의 이춘희씨는 "의성마늘은 그동안 품종개량이 많이 된 상태지만 일부지역에서 재배하고 있는 밭마늘은 6쪽이 기본으로 예부터 장복하면 약이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의성 토종밭마늘도 중국산과 수확량이 많은 난지형마늘의 덤핑공세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수요 개척과 씨마늘 생산기술의 개발로 꿋꿋한 경쟁력으로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재배 역사는 470여년 전 조선 중종 때로 거슬러 간다.
댓글 많은 뉴스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5·18묘지 참배 가로막힌 한덕수 "저도 호남 사람…서로 사랑해야" 호소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