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일 대구시장이 시내버스로 출근하겠다고 밝혀 작은 화제다. 지난 1일 민선 4기 출범 2주년을 맞아 시내버스로 출근하면서 "긴급 상황이 없는 한 당분간 계속 버스로 출근하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폭발적인 고유가 상황에 대응한 시장의 캠페인으로 보인다.
요즘 들어 시내버스가 주목을 받는 일은 아주 드물어졌다. 지금처럼 고유가로 난리가 나거나 버스 업자가 수지가 안 맞아서 못하겠다고 엄살을 부리거나 버스기사들이 못살겠다고 아우성칠 때나 한번쯤 주목을 받는다.
걸핏하면 콩나물 시루니, 개문발차에 승객을 짐짝 다루듯 한다고 여론이 빗발치곤 했던 지난날에 비하면 크게 달라진 상황이다. 다들 자가용이 있고 정확한 지하철이 있는데 굳이 시내버스를 탈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덩달아 여론주도층들도 시내버스를 거의 타지 않는다. 그래서 소비자인 승객들의 불편과 어려움 때문에 시내버스가 주목받는 일은 아주 드물어 졌다.
이용자가 적으면 사회적 관심도가 낮아지기 마련이다. 또 여론주도층들이 외면하면 있는 일도 없는 일처럼 돼버리는 상황도 더러 생긴다. 그러나 시내버스가 시민의 발에서 학생들과 아주머니, 중산층 이하 서민들의 발로 제한된 상태가 됐다고 해서 외면하거나 경시할 일은 아니다. 반듯한 양복 입은 사람이 타면 단연 돋보일 정도가 됐지만 최소한 시내버스 정책을 담당하는 공직자는 시내버스 출퇴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대중교통 관련 위원회에서 시내버스 요금도 모르는 이른바 전문가 위원들은 하차해야 한다.
공영제 이후 시내버스 운행간격은 엄청 길어졌다. 가능한 많은 승객을 태워서 가겠다는 기사들의 의지는 약해졌다. '준법정신'이 투철해져서 차문을 쉽게 열지 않고, 쫓아가도 그냥 가버리는 버스가 많다. 차의 모양새가 달라지고 업자가 편해지고 기사가 좋아진 만큼 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도 좋아졌는지 정책 당국자와 전문가들이 챙겨야 한다. 시내버스를 안 타는 사람들이 정책을 논하고 있는 한 대중교통은 그냥 왔다 갔다 할 뿐이다.
김 시장 덕분에 시내버스가 잠시 주목받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 '당분간'이라는 기간 동안에라도 에너지 절감 캠페인뿐 아니라 힘없고 말없는 시내버스 승객들의 애환을 살펴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김재열 심의실장 soland@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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