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청이 '폭염(暴炎)'을 주제로 축제를 연다. 무더운 날씨를 피하지 말고 더위를 즐겨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구청은 "더운 도시 대구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거꾸로 활용해 더워서 더 시원하다는 것을 축제의 테마로 잡았다"고 했다.
시기도 더위가 한창 기승을 부리는 8월 1~3일로 잡았다.
구청은 두산로 5개 차로(폭 18m, 길이 500m)를 막아 축제 행사장으로 쓴다. 이곳에는 폭염 온도탑, 희망의 벽, 열기구 체험을 할 수 있는 '핫(HOT)존'과 대형 얼음화채 등 먹을거리 존, 빙하길·물씨름대회·물난장 놀이터 등으로 꾸며지는 '쿨(COOL)존', 각종 공연이 펼쳐지는 행사장 등 4개의 테마별 무대가 설치된다.
20m 길이의 얼음길은 시민들이 직접 얼음위를 걸으며 더위를 식힐 수 있게 했다. 행사장 곳곳에 물통을 배치해 시민들이 서로 물을 뿌릴 수 있도록 했다. '게릴라 특공대'가 시민들에게 물을 쏘아 참여를 유도하고 살수차가 동원돼 물놀이 분위기를 띄운다.
이밖에도 직경 2m짜리 초대형 얼음그릇에서 떠먹는 과일화채와 에어바운스에 물을 채우고 벌어지는 물씨름대회, 물풋살대회 등 이색체험장과 수성못과 인근 상단공원에서 대구시내 전경을 내려다보는 열기구 탑승체험 등이 준비된다.
축제기간 매일 밤 상단공원 무대에서 '폭염소나타'라는 이름으로 음악공연이 진행되고, 영상분수쇼, 댄스 퍼포먼스, 뮤지컬 갈라쇼 등도 함께 펼쳐진다. 들안길 먹을거리타운에서는 음식축제가 함께 열린다. 구청 관계자는 "다양한 체험행사와 볼거리, 먹을거리로 더위를 이기는 대구의 지혜를 보여줄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시민들 반응은 제각각이다. 가장 더울 때 열리는, 물과 얼음 등이 어우러지는 축제인 만큼 차별화된 도심형 축제로 기대된다는 반응과 흥미위주 및 젊은층만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꾸며져 축제의 의미가 퇴색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시민들의 참여 정도도 관건이다. 김인수(43)씨는 "대구가 더운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기 위해 나무를 심어 온도를 떨어뜨리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축제를 특색있게 열겠다고 더운 점을 강조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수성구청은 지난해 10월 참신하며 타 축제와 차별화된 도심형 축제발굴을 내걸고 축제 명칭, 프로그램을 공모해 '수성 폭염축제'를 선정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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