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제조업 경기 '곤두박질'

입력 2008-07-01 09:48:19

지역업체 업황 BSI 4개월만에 내림세

'만든 상품은 안팔려 재고는 늘어나는데 원자재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른 채 치솟고, 앞길은 더욱 캄캄하고…'

산업현장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대구경북지역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경기 상황을 물어본 결과, 기업들이 느끼는 경기 상황은 '추락' 그 자체였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역내 402개 기업을 대상으로 지난달 16일부터 25일까지 현재 경기 상황에 대해 조사하자 지역의 제조업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가 4개월만에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전달에 비해 10포인트나 폭락(90→80)했다.

섬유업이 72에서 52로 무려 20포인트나 내려갔고 화학업종도 100에서 69로 31포인트나 하락했다.

매출BSI는 104를 기록, 전달보다 3포인트 떨어지면서 올들어 처음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대기업은 117에서 114로 떨어졌고 중소기업은 95에서 91로 떨어졌다.

채산성BSI는 79에서 68로 하락하면서 "생산해도 남는 것이 없다"는 기업들의 하소연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대기업의 채산성BSI는 92에서 75로, 중소기업은 71에서 62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나 중소기업들의 채산성 악화가 더욱 심각했다.

경영상황이 나빠진 원인과 관련, 가장 많은 제조업체들(48.8%)이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아 '오일 쇼크'가 산업현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줬다.

향후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들도 크게 늘었다.

대구경북지역의 이달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93에서 79로 하락, 무려 14포인트나 내려가면서 기업들이 향후 경기를 나쁘게 보고 있음을 드러냈다. 기업들 가운데 향후 경기전망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한 경우가 11.1%를 기록, 지난달 비슷한 응답을 한 업체(3.6%)보다 크게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 조사에서도 대구경북지역의 산업 경기가 매우 나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는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산업생산이 1.5% 줄었고, 제품 재고는 지난해 같은달보다 4.4%나 늘었다. 제품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달에 비해 0.3% 증가했지만 지난달에 비해서는 1.1% 감소하면서 '내리막 경기'를 방증했다.

경북의 산업생산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2% 증가했지만 생산자제품 재고는 같은 기간 24.5% 늘어났다.

전국 상황도 마찬가지로 나쁜 상태여서 불황의 끝이 어딘지 모른다는 탄식이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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