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당권주자 인터뷰] 통합민주당 정대철 후보

입력 2008-07-01 09:51:47

정대철 통합민주당 고문은 정치판의 '올드보이'다. 유신시절인 1977년부터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스스로 '구시대의 막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는 지금 세력통합과 지역통합 국민통합이라는 3대 통합을 내걸고 민주당 당권에 도전하고 있다. 민주세력 대통합의 적자라는 명분으로 3파전구도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도로 열린우리당' 이미지의 극복과 미래를 열어갈 통합중도의 새 모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쇠고기파동으로 촉발된 현재의 촛불정국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한달째 국회가 문도 못 열고 있다.

▶쇠고기파동은 이명박 정부의 위기이자 민주당의 위기, 나아가 나라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은 해법 없는 집단으로 변모하면서 딜레마에 빠졌다. 나는 일관성 있게 등원을 주장했다. 등원해서 나라를 구하고 국민을 안심시켜야 한다. 이명박 정부가 공안정국으로 치닫는 것은 슬기롭지 않다. 문제가 커진 것은 국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때문이다. 이제 살 만해졌는데 미국산 2류 쇠고기를 먹이려고 한 것이다.

두차례 뼈저린 반성 뒤에 다시 화내는 모습은 옳지 않다. 국회에 들어가서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회의가 들기도 한다. 그러나 지금 당당하게 국회로 들어가서 욕먹겠다고 해야 지도자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에게 '우리한테 맡겨주고 좀 기다려 주십시오. 과격한 시위는 자제해 주십시오' 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의 민주당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지금은 대선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과도기다. 민주당은 첫째 진정한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한지붕 두가족을 빨리 극복해야 한다. 이는 제가 잘할 수 있다. 둘째,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부터 해야 한다. 의사 결정을 모두 위에서 내려꽂는 식이다. 인사도 안배라는 미명하에 전부 나눠먹기했다. 이에 대한 일말의 반성도 없다. 통합력을 갖춘 후보, 특별히 소수계인 민주당을 잘 아는 내가 나서서 민주당의 통합을 완성하겠다. 또한 전국정당을 만들어야 한다. 적어도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영남권에서 30%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추미애 후보와의 단일화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단일화할 것인가.

▶추미애 후보와는 정치적 지향점, 지지기반 등에서 유사성이 있다. 많은 당원과 대의원들이 두사람의 단일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금 당장 시도하는 것보다는 전당대회장에서 1차 투표에서 앞선 사람을 밀어주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한다. 지금 어떻게 양보할 수 있는가.

-정 후보의 집안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정치가문이다. 부친 정일형 전 외무부장관에게서 받은 가르침과 정치를 하려고 하는 아들 정호준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저의 집안은 항일투쟁 그리고 반독재 투쟁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는 측면에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부친께서는 독립운동부터 시작해서 항상 민주화를 위해서 정치를 해 왔던 분이어서 자연스럽게 어른의 정치철학이 저의 몸에 뱄다고 생각한다. 손학규 대표가 아들에게 비례대표를 약속했는데 아깝게 됐다. 당 대표가 한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아들도 정치를 하고 싶어한다.

-민주당이 영남을 홀대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당 득표율대로 대의원을 배분하면 악순환이 계속된다. 오히려 영남을 더 배려해줘야 한다. 어려운 영남에 재정지원, 정책적 배려를 더 해야 한다. 안타깝다. 영남 포기는 수권 정당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다. 이번 전당대회 대의원 선정과 사고지구당 처리문제를 보면 그런 소리(영남 포기)를 들을 만하다. 전국 정당화가 향후 민주당의 수권정당화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정당법을 고쳐서라도 지구당을 부활하고 특히 원외지구당이 강화되도록 하여야 한다.

- 향후 우리 정치의 바람직한 방향은 무엇인가.

▶지금의 어지러운 상황은 바로 대통령 책임제의 폐해다. 대통령은 만인지상 1인 천하로 남자를 여자로 바꾸는 것 빼고는 다 할 수 있다. 잘못이 있어도 임기 동안은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국민과의 소통이 안 되니까 지금처럼 된 것이다. 나는 원래부터 권력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사람이다. 이제 의원내각제로 가는 것이 국민과의 소통은 물론 정치안정을 바탕으로 더 힘 있는 정부가 될 수 있는 길이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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