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출마를 하셨으니까 좋은 성적으로 당선되도록 최선을 다하십시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친박후보인 허태열 후보에게 전했다는 덕담이다. 박 전 대표는 그러나 지역대표로 나선 김성조 의원에게는 '잘 해보시라'고만 했다.
7·3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모두 7명의 후보가 출마, 5명의 최고위원을 선출하는 이번 경선에 김성조 의원이 나섰지만 박 전 대표와 강 대표가 전면에 나서거나 지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강 대표와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해 온 '친강'으로 분류되지만 범친박후보로도 분류되고 있다. 본인도 이를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허태열 의원이 예상을 깨고 '친박대표'로 출마를 선언하자 박 전 대표의 지원을 얻기 어려워졌다. 진박진영에서 허 의원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김 의원이 친박표심을 파고들 여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측도 김 의원 지지 여부를 두고 적잖게 고민하고 있는 눈치다. 대구경북에 뿌리를 박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지역대표로 나선 김 의원을 외면하고 부산출신인 허 의원만 지원하기 어렵다. 박 전 대표가 허 의원만 지원하는 모양새를 취할 경우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대구경북지역은 도외시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강 대표도 당 대표로서 '엄정중립'모드를 바꾸지 않고 있다. 특정인을 지지하고 나설 경우, 경선구도가 중립성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그래서 강 대표의 속은 바짝 타들어가고 있다. 누구보다 김 의원의 당선을 기원하지만 전면에 나설 수는 없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이와 관련, 24일 "대구경북에서는 친박이니 친이니 하는 계파를 따질 것이 아니라 우선 지역출신을 지지하는 것이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적인 도리 아니냐"면서 "대구경북이 살아야 박 전 대표도 살고 한나라당도 살 수 있다"는 말로 답답한 심경을 표현했다. 자칫하다가는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이 바닥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만날 대구경북의 정치적 위상을 걱정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강 대표의 지적처럼 스스로 위상을 찾지 않으면 한동안 지역정치권은 극심한 후유증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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