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우리 의료기술 세계에 알려야죠"
"이제 우리도 한국의 의료 기술을 외국에 적극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내이치과병원 장상건(55) 원장은 최근 인도 및 중국의사 10여명과 함께 인공치아에 관한 인텐시브(intensive) 코스를 열었다. 열흘간 아침부터 오후 9시까지 직접 시술 장면을 보여주는 한편 강의도 함께 진행하는 강행군을 한 것. 그가 이렇게 외국인 의사들에게 문호를 연 것은 처음이 아니다.
"1997년 '센서블(sensible)'이란 인공치아 연구단체를 만들어 활동해왔어요. 인공치아를 전공한 인도의 의사가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제게 이메일을 보냈죠. 그것을 계기로 지난해 인도 의사 두명이 일주일간 우리 병원에서 연수를 받았어요."
이것이 인연이 돼 지난해엔 인도를 직접 찾아 관련대학 교수 및 의사들을 상대로 강의도 했다. 이번에는 인도 대학 교수 2명, 중국 하이난 대학 교수 및 의사 5명, 국내 의사 2명 등 총 10여명이 열흘간 집중적으로 인공치아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한편 실제 환자를 직접 치료하면서 최첨단 기술을 익히고 전파했다. 국내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트레이닝 코스를 5년간 진행해온 탓에 낯선 작업이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 치과'성형'한의학 등의 수준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장 원장은 인공치아 연구 초창기였던 1980년대 말부터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에 인도 의사에게 '큰 절'도 받아봤어요. 깜짝 놀랐죠. 인도에선 존경하는 사람에게 하는 인사래요. 쑥스럽기도 했지만 보람이 컸습니다."
그들은 현지의 1년치 월급 이상의 돈을 들여 열흘간 열정적으로 공부했고, 돌아갈 때는 1천만원 상당의 인공치아 제품을 직접 구입해가기도 했다. 장 원장은 여기에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 치과의사는 2만5천여명이지만 중국 치과관련 종사자는 300만명이다. 시장은 무궁무진한 것이다.
"특히 중국은 인공치아에 대한 인식이 높아 세계 유수의 브랜드가 모두 진출해 있어요. 사실 우리 제품들이 기술적으론 떨어지지 않지만 브랜드 마케팅 능력에서 뒤쳐지죠. 하지만 이 기회에 한국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우수성을 인식하면, 지금 1천만원이 앞으로 1억원, 10억원이 되지 않겠습니까."
그는 한국이 새로운 의료 유학코스로 주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공치아 분야의 경우 북유럽과 미국 등에 비해 유학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최첨단 기술을 접할 수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많은 아시아권 의사들이 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대구는 이들을 유치하기에 아직 역부족이다.
"대구는 사람을 모으는 응집력이 부족해요. 특급호텔도 중요하지만 저렴한 비즈니스호텔도 필요하거든요. 대구 인근에 가볼 데가 없어요. 아무리 첨단 시설이 있다 해도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으면 소용없습니다. 또 중국 외엔 직항로가 없으니 많은 유학생들을 서울에 뺏기게 되죠."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그는 이 점을 강조했다. 지역 대학들의 유능한 인력들이 활발하게 해외 인맥을 넓혀, 한국의 매력을 알려야 한다는 것. 개발도상국의 의료진을 대거 끌어올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의료시장의 문호가 외국에 개방되면 우리도 외국의 병원들과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그는 자신의 이런 활동이 결국 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거라고 자신했다.
"이제 정기적으로 외국 의사들의 초청, 연수 기회를 가질 생각입니다. 9월 프로그램도 이미 신청을 받고 있어요. 이런 작은 활동들이 쌓여 우리의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요. 대구 의료기술에 대한 좋은 인식이 확산되면 결국 사람들이 찾아오게 될 겁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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