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1970년대 4㎞(10리)길을 통학했는데 걷는 것 외에는 별다른 교통수단이 없었다. 어쩌다 자전거를 탄 학생들을 보면 부럽기만 했는데, 중학생이 돼서야 아버지의 배려로 울퉁불퉁한 시골길을 신나게 달릴 수 있었다. 80년대 대구 학창시절까지 이어진 자전거와의 인연은 잠깐의 서울 생활을 제외하곤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자전거 타기 환경은 나쁘기만 하다. 교통 및 도로행정이 차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목숨을 내놓고 타야 한다. 운전자들의 난폭·위협·곡예 운전, 불법 주정차 등으로 위험천만하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인도로 다닐 수밖에 없다. 이마저도 도로와 인도의 연결 턱이 너무 높거나 잦은 공사에 따른 공사차량·건설 장비 자재의 인도 점령, 가게에서 내놓은 온갖 물건들, 차량진입 방지 볼라드 등은 큰 장애물이다.
그뿐 아니다. 갖가지 도로안내 표지판과 홍보 입간판 및 점포의 차양 시설, 전기·통신관련 시설물들은 자전거 운전자들과 비슷한 높이여서 종종 흉기로 변한다. 때문에 필자는 여러 차례 다쳤고 얼굴과 다리에 보기 싫은 흉터가 많이 남아있다. 도난 사고도 잦아 몇년 새 3대나 잃어버렸다.
관련기관에 자전거 대책을 촉구하거나 호소해 일부 개선도 됐지만 아직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여전히 도로 갓길과 인도는 불법 주정차로 넘치고, 인도연결 도로턱이 높고 신천변으로 연결되는 계단은 이동 통로가 없다. 부족한 자전거 거치대도 문제이고 그나마 설치된 것도 조잡하거나 실용성이 없다. 도심서 자전거를 타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오늘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지만 솔직히 남에게 권할 자신이 없다. 당국은 자전거 타기 권장에 앞서 보다 안전한 환경부터 만들어야 한다. 이는 눈높이 행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대구시장이 직접 자전거를 타고 하루쯤 다녀보라. 그러면 답은 너무나 쉽게 나올 것이다.
정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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