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도 죽을 맛…고유가·고물가에 내수 침체 '악순환'

입력 2008-06-03 10:20:23

지역 기업들에 먹장구름이 꽉 끼여 있다.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지면서 가계 소비가 이미 위축된데다 기업들마저 초고유가와 폭등한 원자재 가격으로 인해 휘청거리면서 설비투자는 엄두도 못내 내수침체→성장둔화→소득감소의 악순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위기는 업종을 가리지 않고 몰려들고 있다. 남대구IC 인근이나 북구 매천동 등 대구시내 화물차 차고지에 가면 어김없이 차들이 빼곡히 차 있다. 물동량도 없는데다 차를 몰고 나가봐야 채산성이 맞지 않기 때문. 화물업계는 경유값이 휘발유 가격을 추월할 정도로 급속히 올랐지만 경쟁이 심해 운임을 올릴 수도 없는 입장이다.

제조업체들도 사정은 마찬가지. 벙커C유 가격이 올라 공장을 가동하면 할수록 손해가 난다. 원료로 유제품 관련 상품을 들여오는 제조업체는 더욱 심각하다.

그나마 수출을 위주로 하는 제조업체들은 상승한 원/달러 환율 덕분에 어느 정도 견뎌냈지만 최근 들어 환율이 다시 하향세로 돌아서면서 더욱 불안한 것.

기업들의 어려움은 경기전망에서도 잘 나타난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본부가 대구경북지역 중소제조업 18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6월중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전반적인 중소제조업 경기수준을 나타내는 중소기업건강도지수(SBHI)는 81.7을 기록해 전월 대비 10.6%포인트 하락했다. 생산, 내수, 수출, 경상이익, 자금 등 모든 부문의 체감경기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고유가와 고환율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확대와 내수둔화로 경기호전 기대심리가 낮고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기업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 특히 대구의 경우 77.5로 전월(90.0)에 비해 13.4%포인트 하락했다.

5월중 대구경북지역 중소제조업의 기업경영상 애로요인으로는 원자재가격 상승(81.7%)이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는 내수부진(59.4%)이었다.

1/4분기 수출증가세를 나타낸 섬유도 불안하다. 지난 4월 섬유경기 실사지수(TBSI)는 88.1로 지난해 같은 달(98.5)에 비해 10.4포인트 하락했다. 유가상승으로 원료가격 인상,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으로 채산성 개선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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