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급증하는 노인자살, 국가적 대책 절실

입력 2008-05-13 10:47:45

인생의 황혼에 스스로 삶을 버리는 노인들이 급증하는 사회 현실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국민 전체 평균 자살률보다 훨씬 높은데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 일본의 노인 자살률을 웃돌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에 따르면 2005년 현재 인구 10만명당 자살자는 26.1명이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층의 자살률은 88.4명에 이른다. 10년 전보다 3.5배나 급증했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자살률도 높아져 80~85세의 고령층 경우 127.1명이나 된다.

지금의 노인들은 사회 격동기를 고스란히 겪으며 자식들을 위해 온갖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세대다. 마땅히 자손들로부터 존경과 공대를 받으며 행복한 노후를 보내야 할 어른들이다. 그럼에도 현실은 거꾸로 흘러가고 있다. 급격한 고령화 속에 노인들은 빈곤과 질병에 시달리며, 가족과 사회의 무관심으로 외톨이가 되어가고 있다. 가족으로부터 '버림받는' 경우도 늘어나는 추세다.

스스로 목숨 끊는 노인들이 급증하는 사회는 심각하게 병든 사회다. 노인에 대한 관심과 돌봄의 사회 기풍을 되살리는 일이 급선무다. 핵가족화로 느슨해진 가족의 정서적 유대감을 높이고 노인공경의 미덕을 되살리기 위한 가족 및 사회의 인식 개선과 지원이 요구된다.

느슨한 노인복지정책도 보다 정교하게 정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현실에 대해 자녀 전담의 부모 부양을 국가 부양으로 옮겨가는 전환기에 노인들이 무방비 상태에 놓인 점이 자살률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노인 자살 예방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이유다. 일자리 창출로 경제자립도를 높이고, 고독감을 해소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 근본적인 사회 안전망 확충 대책도 모색해야 한다. 노인문제는 바로 내일의 우리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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