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철도 3호선 교각 광고, 경관개선·수익까지 노린다

입력 2008-04-30 10:03:30

▲ 지하철 3호선 콘크리트 구조물(교각)에 광고판을 설치했을 때의 예상도. 자료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 지하철 3호선 콘크리트 구조물(교각)에 광고판을 설치했을 때의 예상도. 자료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설치된 광고시설.
▲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설치된 광고시설.

지상으로 건설되는 대구 도시철도 3호선은 도심 흉물이 될까,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까?

도심을 통과하는 3호선(23.95㎞)구간에는 지상 2층의 정거장 30개가 도로 중간에 들어서고 높이 13.5m에 폭(도로 횡단 방향) 1.4~1.6m, 길이(도로 진행 방향) 1.9~2m의 교각이 30m 간격으로 세워진다. 이 정도 규모의 콘크리트 구조물이라면 도시 경관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경관 개선에 활용하고 나아가 광고 수입까지 벌어들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우선 구조물 디자인은 간결하고 날씬한 느낌을 주도록 하고, 교각 사이의 거리도 최대한 늘려 개방감을 높일 계획이다. 교각의 모양은 원형(하천구간), 직사각형(시가지), 트랙형(지산로 구간) 등으로 주변 여건에 맞추고 교각 사이에는 녹지공간을 조성할 예정이다.

교각의 중앙 부분에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관 개선과 야간 조명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광고를 유치하면 상당한 수입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고업계는 전국 첫 시도이므로 광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했다. 한 광고회사 대표는 "설치 비용이 많이 들고 대구의 광고시장이 작긴 하지만 광고 노출 효과는 전동차나 정거장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며 "지하철 1, 2호선보다 수익성이 한층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하철 1, 2호선의 경우 전동차 내부와 역사, 동영상 광고까지 하고 있지만 모두 합쳐 연간 30여억원의 광고수입을 올리는 데 그치고 있다. 지하철 운영비 3천800억원(2007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나 구조물의 광고판화는 도시 전체를 경박하고 상업적인 분위기로 만드는 등 역효과도 예상돼 논란이 적지 않을 듯하다.

대구시는 전동차와 정거장 자동화로 인건비 부담을 대폭 줄이고 수송 수입과 광고 수입이 늘어나면 3호선의 경우 흑자 운영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철도건설본부 김문화 설계팀장은 "3호선은 환승 효과와 광고수입 등 지하철 전체의 운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다른 지상 고가구조물보다 작게 만들고 광고, 조명 등도 경관위원회 심의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미관을 해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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