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이 4·9 총선에서 패한 것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정치 프레임에 갇혀 있음으로써 유효한 선거 전략이 부재했기 때문이며, 앞으로 '중도 진보'를 지향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16일 오후 국회에서 손학규 민주당 공동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반도전략연구원(원장 배기선 의원) 주최로 열린 '4·9 총선평가와 정국전망'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민주당의 정체성 문제는 '우향우'나 '좌향좌'의 문제가 아니라 '중도 진보'의 노선을 명확히 하지 않은 데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구 민주당 계에서 제시하는) 중도개혁은 시효만료된 개념이며, 새로운 중도 진보 또는 새로운 진보를 적극 내걸어야 한다"면서 "이는 '민생 제일주의'라기보다 'DJ 정치'를 넘어서는 한국적 중도 진보의 길"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단기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에게 맞설 수 있는, 중장기적으로는 박 전 대표·정몽준 의원·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필적할 수 있는 리더십을 구축하는 것"이라며 "정치적 리더십의 중요성은 이번 총선에서 박 전 대표가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체성이 유사한 정당과의 정책연합을 추진하면서 장기적으로는 통합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대선과 총선 두 번의 선거를 통해 시대정신으로서 '민주화'가 갖는 정치적 동력은 완전히 상실됐다"며 "보수세력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넘은 것은 '민주화 시대'에서 '신보수 시대'로 전환됐음을 상징한다"고 말했다.
다른 발제자인 성한용 한겨레신문 선임기자는 "이 대통령이 실패해도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에 기회가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유권자들은 실패 원인을 이명박 개인에게 돌릴 가능성이 크다. 또한 신자유주의 확산으로 인한 가치관의 변화, 물신주의의 횡행 등은 당분간 민주당의 집권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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