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봅시다]성교육은 어떻게

입력 2008-04-03 09:34:38

성교육이라면 흔히 10대들인 청소년 대상 성교육만을 연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성인이 되면 성교육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중'고등학교에서 비뇨기과 의사로서 성교육 강의를 한 적이 있다. 학생들은 제발 정자, 난자, 자궁, 성병 같은 유치원 수준의 성교육은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 성에 대한 인식은 시대의 변천처럼 많이도 바뀌어져 가고 있다. 2003년 동양 성문화 박물관이 서울에 생기는 것을 계기로 이제는 음지에서 성인 섹스기구를 파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성문화로 생각해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 한국도 다양한 표현 양식을 통해서 단순히 즐기는 수준에서 예술적 성취까지도 이를 수 있을 것이다.

10대들에게 필요한 성교육의 내용이 우선 위험한 성(원치 않는 임신, 성병, 성폭력 등)으로부터 예방하기 위함이고, 장기적으로는 행복한 성생활을 영위하게 위함일 것이다. 10대들에게 피임교육을 시켜서 성관계해도 괜찮다는 말이냐? 식으로 성교육은 순결위주 교육과 서로 상충되는 내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현재는 성적으로 자기 결정 능력을 키워주어 자신과 타인과의 건전한 관계를 만들 수 있는 지식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성인에서는 신체변화에 적절히 대처하고 변하고 있는 시대의 성의식을 일깨워 주는 일이다. 책이나 공공매체를 통해서 꾸준한 관심과 배움이 최우선이다. 모두가 바라는 사랑과 섹스를 하면서 살면 참으로 좋을 것이나 여기에는 걸림돌이 있다. 예를 들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스트레스와 운동부족, 성인병 등, 조루와 발기부전까지 생기면 아내에게 고백도 못하고 혼자 끙끙거리기 일쑤다. "우뚝 세우기" 일념으로 좋은 것은 뭐든지 먹고 또 먹어봐야 배만 나올 뿐 기별은 없고…. 게다가 여권신장이라 했던가? 70.80년대에는 소위 "이쁜이 수술"이라는 질 좁히는 수술이 유행한 적이 있다. 해진 옷자락을 치켜 올리듯 남자들의 속마음을 헤아리던 여성들이 이제는 "당신, 좀 작은 것 아냐?" 라는 말로 상황이 변했다. 좁히기 보다는 음경 키우기로 방향 전환하여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아픔을 인내하는 남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왜소 콤플렉스의 늪에 빠지게 되면 거물환상에 집착한다. 실제 수술이 필요한 왜소 음경의 기준에 드는 남성은 전체의 1%도 안 된다. 성은 어린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독특한 제 모습이 있다. 왜곡되고 과장된 성의식을 고쳐주고, 단계에 맞는 기준이나 정보가 무엇보다도 필요할 때이다.

박철희 (계명대 동산의료원 비뇨기과 교수)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