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자니 부담…놔두자니 음식 질 하락 '고민'
"급식비, 올리자니 학부모 부담이 커지겠고, 놔두자니 음식 질이 떨어질 것 같고…."
국제유가와 곡물가격 폭등 등으로 식재료비가 줄줄이 오르자 초중고교들의 급식에 비상이 걸렸다. 더욱이 비정규직인 급식소 조리원에 대한 최저임금제 적용 등으로 인건비가 평균 6, 7% 인상돼 원가 부담이 더 커졌다.
학교마다 급식비 인상은 보통 3월 말이나 4월 초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되는데, 올해는 물가 급등으로 인상 요인이 적잖아 모두들 고민하고 있다. 서구의 한 중학교 교장은 "워낙 물가가 많이 올라 급식비를 올려야 하는데 학부모들 가계부 형편도 걱정이다"며 "보통 한끼당 100원 올려도 1년으로 치면 2만원 정도로 학부모에게 부담을 준다"고 했다.
그렇다고 급식비를 올리지 않으면 식사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올해 급식비를 한끼당 100원 올렸다는 북구의 한 중학교 영양교사는 "요즘 식단 짜기가 무척 어렵다"며 "불고기를 만드는데 예년에 1인당 100g 정도 양을 잡았다면 지금은 양을 줄이거나 소고깃국으로 대체할 때가 있어 학생들에게 미안하다"고 털어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학교들이 올해 급식비를 올렸거나 올릴 계획이다. 위탁 급식을 하고 있는 달서구 용산동의 한 고교는 올해 초 급식비를 한끼당 100원 올렸다. 이 학교 행정실장은 "위탁업체에서 인건비 인상 요인이라도 반영해달라고 사정을 했다"면서 "지난해 말 학교운영위에서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지방자치단체가 학교 급식에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구학교급식운동본부 강신우 집행위원장은 "초교에는 급식비 일부를 지원하지만 중·고교의 경우 학부모들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2007년 대구지역의 평균 급식비는 한끼당 초교 1천500원(교육청·지자체 지원), 중학교 2천200원, 고교 2천3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면 급식을 시작했던 연도를 기준으로 급식비 인상률을 보면 초교는 1998년 1천100원에서 10년 동안 36.3%, 중학교는 2000년 1천600원에서 7년 동안 37.5%, 고교는 2003년 2천원에서 4년 동안 15%로 나타났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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