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짓발짓으로 알아 들을 수 있지만 엉터리 표현 바로 잡아야"
이런 엉터리 영어 또는 잘못된 한국식 영어에 대해 외국인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칠곡군 지천면 대구영어마을에서 강사로 근무하는 로버트 대닌 박사와 동료 강사인 테일러 랭포드씨는 흔히 '콩글리시'로 알려진 어휘들에 대해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가령 '모닝콜, 아이쇼핑, 백미러, 리모컨' 등의 단어는 정확한 표현인 '웨이크업 콜, 윈도 쇼핑, 리어뷰 미러, 리모트 컨트롤' 등으로 의미를 파악했다. 게다가 잘못된 표현으로 알려진 '헬스 클럽'에 대해서는 '짐'(gym)과 함께 실제 쓰이는 표현이라고 정정해주었다. 물론 상당 부분 이해하지 못한 표현도 많았다. 특히 '(남녀의) 미팅, 백넘버, 비닐하우스, 애프터서비스, 탤런트, 스탠드(책상등), 콘센트, 핸들'과 같은 표현의 경우, 의미를 듣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랭포드씨는 "콩글리시(Konglish)나 브로큰 잉글리시(Broken English)를 바로잡아야 하는 것은 맞지만 굳이 그런 표현을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단어 하나에 얽매여 자신감을 갖고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을 꺼리도록 만드는 분위기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표현이 영어 교육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 대닌 박사는 "같은 영어권 국가에서도 다양한 표현이 사용된다. 랭포드씨와 나는 고향이 다른데,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표현이나 단어가 상당히 많다. 하지만 대화 중 문맥을 통해서나 몸동작을 보며 의미를 알아낸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전기를 연결하는 콘센트는 아울렛(outlet)이 맞는 표현이지만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전기라고 영어로 말한다면 알아듣고 바로 잡아 줄 수 있다."
랭포드씨는 "정작 문제는 영어 표현을 마치 공식처럼 암기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가령 "How are you?"라는 물음에 거의 모든 학생이 "I'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답했다는 것. 게다가 같은 물음을 받고 "So so." 혹은 "Not so good"이라고 답하면 갑자기 학생들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거나 "Okay"라고 엉뚱한 반응을 보인다고 했다.
대닌 박사는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것은 오히려 문제가 안된다. 의미도 모르는 채 영어를 남발하는 것은 잘못이다. 가령 성적인 수치심을 유발하는 영어 문구가 적힌 옷을 입는다거나 전혀 엉뚱한 표현에 대해 바로잡으려는 노력도 않고 무조건 외우는 식의 영어 공부는 잘못됐다"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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