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규의 휴(休)]황사와 삼겹살

입력 2008-03-27 07:36:36

이 세상에 불청객을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더구나 폭언과 폭력을 일삼는 불한당같은 불청객이라면…. 아마 봄철 황사가 불청객이 아닌가 싶다. 물론 수천년 동안 봄이면 어김없이 들이닥친 불청객이다 보니, 다들 어느 정도는 눈감아주며 살아왔다. 하지만 최근엔 시와 때를 가리지 않을뿐더러 한술 더 떠 모질고 독한 놈들(?)까지 줄줄이 대동하고 등장하니, 이젠 귀찮음을 넘어 공포심마저 불러일으킨다.

'흙비'로 불린 황사(黃砂)가 말뜻대로 흙먼지나 모래먼지였을 때 만해도 그나마 좋았다. 하지만 요즘의 황사엔 카드늄'납 등 중금속과 다이옥신 같은 각종 오염물질까지 섞여 있어, 흙비는 커녕 허공에 둥둥 떠다니는'누런 독성 덩어리'나 다름없다.

출근길에 황사먼지로 분칠한 자동차를 보노라면 혹시 자신의 기관지나 폐도 저렇지 않나 싶어 숨 쉬는 것 조차 겁이 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먼지나 중금속 해독에 좋다는 음식정보에 자신도 모르게 귀를 열게 된다. 그래서 일까? 이맘때면 많은 사람들이 진폐증을 막기 위해 광부들이 즐겨 먹었다는 삼겹살에 관심을 둔다.

게다가 중금속 해독에 삼겹살이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황사철이면 마트의 정육코너와 돼지고기 음식점에서는 삼겹살을 찾는이들로 문전성시다. 퇴근길에 직장동료나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여 삼겹살(金)에 소주(金)잔을 나눈다. 마음씨 좋은 음식점 주인은 마늘(金)과 양파 (金), 파 겉절이(金), 깻잎(金)같은 것을 잔뜩 내주면서 삼겹살처럼 중금속 해독에 좋다고 귀띔해준다.

과연 사실일까? 결론을 말하면 가을(金)과 늦여름(土), 겨울(水)태생이라면 모를까, 상극관계인 봄(木)과 여름(火)태생에겐 득 보다는 실이 많다. 특히 체질적으로 봄에 몸이 가장 약해지는 봄(木)태생에겐 더욱 더 그렇다.

황사에 좋은 음식으론 위에 언급한 것 외에 녹차(木), 녹두(木), 클로렐라(木), 미역(水), 오리고기(水) 등 여러가지가 있다. 비록 이들 음식 중 火와 土의 성질을 가진 것은 수가 적지만, 여름(火)태생은 상생관계인 木의 음식을, 늦여름(土)태생은 金의 음식을 선택하면 체질에 유익이다.

봄(木)태생과 여름(火)태생이 부득이하게 직장 회식이나, 온가족 외식 메뉴로 삼겹살을 선택한다면 삼겹살은 되도록 적게 섭취하거나 마늘(金)을 넣은 깻잎(金)쌈보다는 쌈배추(木)나 상추(火)쌈을, 약주도 소주(金)대신 맥주(木)나 와인(木)을, 후식으론 녹차(木)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아울러 유독 봄을 많이 타는 봄태생이라면 잦은 삼겹살 소주파티로 건강에 악영향을 주기 보다는'빈대떡 신사'의 노랫말처럼 녹두(木)빈대떡을 찾는게 좋지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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