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어제 "지금은 물가 안정이 7% 성장이나 일자리 창출보다 더 시급한 상황"이라고 했다. 등록금'학원비 폭등에다 밀가루'농산물 같은 생필품 가격까지 줄줄이 올라 서민들은 지금 숨이 턱에 차있다. 물가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런데 이를 정작 정책으로 옮겨야 할 경제팀은 대통령의 이런 생각과 다른 것 같아 국민을 불안케 한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통화관리로는 물가상승을 억제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미시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시적 접근이라 함은 가격 조정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을 최대한 줄이고 시장 기능에 맡기겠다는 뜻인데 현재의 물가 사정으로 볼 때 그것이 가능한지 의문이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물가가 한번 뛰기 시작하면 투기'매점매석 세력까지 가세, 시장기능이 엉망이 된다. 유류세를 10%나 내려도 기름값에 거의 반영되지 않는 이런 극한 상황에서 과연 물가를 시장에만 맡겨둘 것인가.
강만수 팀은 지난주 환율 급등 때도 직접적인 시장개입을 자제, 물가 잡기보다는 성장 쪽에 무게를 두는 듯한 인상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시장 기능을 중시하는 정책이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 문제는 대통령과 경제팀 간의 시각 差(차)다.
'성장이냐, 물가 안정이냐'는 논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다. 원자재값 인상 등 불가항력적인 외부 요인이 많을수록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은 난센스다. 어느 하나라도 제대로 잡으려면 경제 라인이 일관되게 돌아가야 한다. 대통령 말이 다르고 장관 말이 다르다면 국민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대통령의 '물가 안정 우선책'은 이제 추진력을 갖춰 일관되게 실행돼야 할 것이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