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 안된 통신방식 무리하게 도입…초고가 장비·콜센터운영 경험 전무
'예견된 비극인가?'
대구시와 법인택시조합(이하 조합)이 수십억원을 들여 도입한 '브랜드택시(한마음콜택시)' 사업이 좌초 직전에 있다는 지적(본지 20일자 9면)과 관련, 업계에서는 애당초 업체 선정에서부터 부실이 있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시와 조합에 따르면 브랜드택시 업체 선정은 지난해 9월 1·2차 평가를 거쳐 입찰업체 9개 중 ㈜웰컴정보시스템, KT로지스, 대기에너지 3개가 1차 선정된 뒤, ㈜웰컴정보시스템이 최종 낙찰받았다. 하지만 당시 참여업체들에 따르면 ㈜웰컴은 1·2차 프레젠테이션 과정에서 단말기를 갖추지 않거나, 발표 도중 단말기가 꺼지는 등 말썽을 빚었다는 것.
한 업체 관계자는 "㈜웰컴의 통신방식이 이론은 그럴듯하지만 택시에 한번도 응용된 적이 없고, 장비 가격도 터무니없이 비쌌다"며 "발표 과정에 문제가 많았는데 모두 무사통과됐다"고 주장했다.
㈜웰컴의 'HSDPA 통신방식'은 이론상 처리속도, 차량위치 추적, 차량위치 파악기능 등은 뛰어나지만 전국에서 이용되는 택시의 통신방식은 모두 'CDMA방식'으로 HSDPA 통신방식은 한번도 도입되지 않았다.
또 다른 업체측은 "수십억원을 들여 생소한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충분히 사전 검증을 했어야 하는데, 1천대가 넘는 단말기를 급히 설치하고 발대식만 서둘렀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대구의 브랜드택시 사업에 대해 ▷교통카드를 사용할 수 없는 결제시스템 ▷검증되지 않은 통신방식의 무리한 조기 도입 ▷초고가의 내비게이션, 미터기, 카드결제기 등 단말기세트(113만원) ▷콜센터 운영경험 전무 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터질 것이 터졌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단말기 가격에 뒷거래가 있었다는 로비 의혹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한달 전 단말기가 고장나 수리를 의뢰했지만 지난 15일 업체에서 '단말기 수리 무기한 연기'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며 "도입 3개월이 지났지만 제대로 시스템을 이용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사태 수습에 나선 대구시도 난감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시와 조합은 사업비 32억원을 들여 지난해 브랜드택시 1천240대를 도입했고 올해 1천대를 추가 도입하기로 했지만 상황이 이렇게 되자 ㈜웰컴의 통신방식을 유지할지 여부를 고민중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콜정비센터가 기술상의 이유 등으로 문을 닫아 단말기 고장을 일으킨 택시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그 문제부터 우선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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