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인사이드] 스포츠계의 올드 보이들

입력 2008-03-13 09:15:59

12일 스포츠 외신 중에서 눈길을 끈 뉴스 중 하나는 61살의 복서 사울 맴비가 최근 아들 뻘인 앤서니 오스번(33·자메이카)과의 경기에서 0대3으로 판정패 했다는 것이다. 맴비는 1947년 6월4일생으로 로베르토 듀란, 사엔삭 무앙수린 등 1970년대 당시 세계 정상급의 복서들과 겨뤘으며 32살의 나이였을 때인 1980년에는 우리나라의 김상현(당시 25세)을 누르고 WBC 슈퍼라이트급 챔피언을 지내기도 했다.

선수 생활을 오래 할 수 있는 골프나 승마, 우리나라의 국궁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스포츠는 체력 저하를 이기지 못해 선수 생활을 오래 하기 힘들다. 그러나 복싱은 격렬한 운동이면서도 '할아버지 복서'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유명한 조지 포먼은 45살의 나이에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돼 세계를 놀라게 했고 48살까지 현역으로 뛰었다. 전 헤비급 챔피언이자 지난해 국제 복싱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래리 홈즈도 은퇴 후 복귀, 40대에 현역으로 잠깐 뛰기도 했다.

현역 복서인 라이트헤비급의 노장 로이 존스 주니어도 지난달 만 39세의 나이로 펠릭스 트리니다드를 이겨 건재를 과시하는 등 뛰어난 젊은 선수들이 잘 배출되지 않는 라이트헤비급과 헤비급에는 40살 전후의 노장 복서들이 많다.

선수 생명이 비교적 짧은 축구에도 뛰어난 '올드 보이'들이 있다. 만 40살의 나이에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는 AC밀란의 수비수 파올로 말디니는 2007-2008시즌을 끝으로 은퇴 의사를 밝혔다가 1년 더 선수 생활을 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말디니보다 2살 많은 잉글랜드의 테디 셰링엄은 명문 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 토튼햄 핫스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등 많은 팀을 거치면서 탁월한 골 감각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고 2부리그인 콜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현역의 마지막 해를 보내는 중이다. 프리미어리그 선더랜드의 드와이트 요크는 37살의 나이에 동갑내기 친구인 로이 킨 감독의 신뢰 속에서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축구 역사상 최고령 현역 선수는 1930년대에서 1950년대에 걸쳐 활약했던 잉글랜드의 스탠리 매튜스. 잉글랜드 축구사에 걸출한 윙 플레이어로 기록되고 있는 매튜스는 50살까지 현역으로 활약했다.

우리 나라에도 '나이의 한계'를 극복해 나가는 '올드 보이'들이 적지 않다. 프로야구의 현역 최고참 송진우(한화 이글스)는 만 42살의 투수이고 불혹을 바라보는 39살의 양준혁은 뛰어난 선수들이 많은 삼성 라이온즈에서 당당히 중심 타선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의 이창수 역시 39살의 노장이지만 코트에서 땀을 흘리며 제 몫을 해낸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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