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구병원 구자일 원장

입력 2008-03-13 07:39:57

'부작용 최소화' 치핵수술법 축적

"18년 전 전문의 면허를 취득한 후 16개 병상 규모로 외과의원을 열었을 때 우려의 시각도 많았습니다. 의료보험제 아래서 개원의가 수술을 하면 수지타산이 맞지 않다는 이유에서죠. 하지만 전 수술이라면 무조건 대학병원에서 해야 안심할 수 있다는 통념을 깨고,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으론 개원의도 수술을 하면서 실력을 키워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구병원(대구 달서구 감삼동)의 구자일(50) 원장은 영남대 의대 2회 졸업생으로 1991년 항문질환 전문의원으로 개원한 이래 95년 병원으로 시설과 규모를 확장해 그동안 항문외과질환에 대한 진료 및 시술을 차별화한 결과 대구'경북지역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의 치핵 등 항문질환 수술 경력을 갖추게 됐다.

"치핵환자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15%가량 됩니다. 전공의 시절 치핵수술 환자들에게서 많이 발생하는 수술 후 항문협착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제대로된 치핵수술 전문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열성을 다했습니다. "그 결과 그는 아무리 심한 치핵환자라도 최상의 항문상태를 유지하면서 깨끗하게 수술하는 의사로서의 평가를 얻게 됐다.

치핵이 심할수록 괄약근의 탄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치핵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괄약근 일부가 손상 당해 수술 후 협착과 같은 항문변형이나 변실금이 생기고 재발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이런 문제점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 원장은 전통적인 치핵수술방법인 치핵혈관결찰술과 치핵조직절제술, 점막하치핵절제술을 응용한 수술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이 방법은 항문변형과 재발이 드물고 수술 후 대변을 보기에 불편함이 없다는 것.

"3천명에 대해 시술하고 나니 나름의 노하우가 생기더군요. 어떤 환자든 해부학적으로 약간씩 다른 항문구조의 특성을 파악할 수 있었고 그에 맞춰 수술을 하다보니 예후도 좋아지더군요." 수많은 환자들의 상태와 임상결과를 꼼꼼히 분석하면서 나름의 수술기법을 터득한 결과다.

이런 노하우를 바탕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구 원장의 손을 거쳐간 치핵수술 환자는 어림잡아 2만여명. 대장암 수술 건수도 500여례나 된다. 병원급으로서는 적지 않은 성과다.

"제 환자들은 수술하고 나서 별로 불평하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특징을 고려, 수술 후 외래를 찾은 환자들에게서 예후 체크, 초음파 가위나 자동문합기 PPH와 같은 첨단장비의 응용이 시너지효과를 냈기 때문이란다.

구 원장은 현재도 매월 70~100여건의 치핵수술을 집도한다. 평균수술 시간은 30~40분. 하루에 최고 22명을 수술한 적도 있다. 장폐색증을 동반한 대장암 환자를 14시간에 걸쳐 수술하기도 했다.

와중에서도 그는 매년 우리나라를 비롯해 유럽, 미국, 일본 등지에서 열리는 관련학회와 단기연수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다. 날로 발전하는 최신 의료장비와 약제, 더 나은 수술기법을 보고 익히기 위해서다.

구병원의 대장'항문센터를 통해 일반검사에서 내시경검사, 수술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방식으로 처리되는 환자관리시스템도 외국의 선진의료제도를 도입, 적용한 사례다.

"외과의사로서 최고의 보람은 탈항과 같은 심한 치핵을 수술한 후 수지검사를 통해 항문협착이 없고 괄약근의 탄력성이 살아있음을 확인할 때죠." 그는 치핵이 우리나라 질환분포에서 점차 증가하는 질환 중 하나라고 말한다. 따라서 앞으로 통증이 거의 없는 미세침습수술이나 치핵조직경화 주사를 이용, 병변만을 제거하는 보존적 치료법이 대세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최근 급증하고 있는 암 수술의 60~70%는 외과의사의 몫인 상황에서 외과지원 의사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홈페이지 www.gooh.co.kr, 053)560-9114

▩ 프로필

△1986년 영남대 의대 졸업 △86~91년 영남대병원 외과 △91년 구외과의원 △97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2000년 행정자치부장관 표창 △2007년 환경부장관 표창 △의료법인 구병원 원장 겸 구의료재단 이사장, 영남대'대구가톨릭대'경북대 의대 외과 임상외래교수, 대한대장항문학회 이사.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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