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생명과학과 김태국 교수가 2005년 7월과 2006년 6월 '사이언스'와 '네이처' 등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에 발표한 2편의 논문이 조작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KAIST가 해당 교수를 포함해 연구활동이 없는 교수 6명을 퇴출시키기로 결정함으로써 학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김 교수의 논문 조작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건을 빼닮았다. 김 교수는 세포내 철 성분을 자석 원리를 이용해서 분리했다는 논문과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물질을 찾아냈다는 논문 등 2편을 조작, 발표한 것이다. 발표 당시 노벨상 수상감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김 교수의 논문 조작은 황 교수의 논문 조작사건으로 한창 시끄러운 때에 이뤄졌다는 사실에서 최소한의 학자적 양식마저 의심케 하는 한편 논문 조작 표절 관행의 심각함을 짐작케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황 교수 사건 때와는 달리 KAIST가 스스로 논문 조작 사실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국제사회에서 한국 학자들의 신뢰도에 멍이 들게 한 논문 조작이지만 이를 자체적으로 밝혀내 해당 학술지에 통보함으로써 KAIST의 신뢰도를 지켜낸 셈이다.
KAIST는 이와 함께 연구 부진을 이유로 김 교수를 포함한 6명의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켰다. 철밥통으로 치부되는 교수 사회에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대학들은 그동안 교수 재임용 심사를 대부분 형식적인 통과의례로 전락시켜 왔다. 스스로가 대학 발전을 가로 막아온 것이다.
우리는 KAIST의 조치에서 새로운 희망을 본다. 다른 대학들도 KAIST의 용단을 타산지석으로 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