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모패션, 이탈리아 안경테 명품 넘본다

입력 2008-03-03 08:45:25

▲ 지역 안경테업체인 까모패션은 수입상품이 주도하고 있는 안경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며 지역 안경산업의 부활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오른쪽 아래는 권영덕 까모패션 대표.
▲ 지역 안경테업체인 까모패션은 수입상품이 주도하고 있는 안경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며 지역 안경산업의 부활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오른쪽 아래는 권영덕 까모패션 대표.

대구를 대표하는 산업인 안경산업이 중국 등 해외업체에 자리를 내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제품은 저렴한 가격으로 지역 업체를 위협하고 있으며, 해외 명품 안경들은 브랜드를 앞세워 한국 소비자들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역 안경산업이 갈수록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은 자체 브랜드가 없기 때문.

12년째 토종 브랜드를 고집하고 있는 지역 안경테 생산업체인 '까모패션'은 수입상품이 주도하고 있는 안경시장에서 토종 브랜드로 이름을 알리며 한국 안경산업의 부활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토종 브랜드 고집

칠곡군 지천면에 위치한 까모패션은 토종 브랜드를 고집하는 업체다. 대부분의 업체들이 수입브랜드에 로열티를 주고 판매하거나 중국산 안경테를 만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까모패션은 토종 브랜드를 키우는데 12년간 20억원을 투자했다고 한다.

권영덕(50) 대표는 "수입브랜드를 구입하면 당장 수익은 나겠지만 기업인로서 보람은 없다"면서 "수입브랜드에 로열티를 부담하는 것보다 자체 브랜드에 투자하면 비슷한 비용으로 업계 발전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토종 브랜드만을 고집했지만 지난해 매출은 4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0% 성장했다. 한달 3만개의 안경테를 만들고 있으며, 올해는 한달 5만개 생산을 목표로 한다.

까모패션은 국내 시장에 주력하며 토종브랜드로 신뢰를 쌓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해외시장도 끊임없이 노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멕시코 시장으로 진출했으며 앞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인도 등지에 지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한국산 안경테 산업이 중국에 밀리는 것은 우리 브랜드가 없기 때문입니다. 최근 소비자들도 값싼 중국산 안경테를 외면하고 품질이 우수한 국산테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1차 고객인 안경사와 안경업주들이 토종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추천하고 있어 시장은 밝습니다."

◆이탈리아 브랜드와 경쟁

까모패션의 경쟁상대는 이탈리아 등 유럽산 유명 브랜드이다. 현재 이탈리아산 안경테는 소비자가격이 40만~50만원으로 까모패션의 안경테에 비해 10배 정도 비싸다. 하지만 권 대표는 품질차이는 1, 2%에 불과하다고 잘라 말했다. 유럽 브랜드와 경쟁해도 자신있다는 얘기다. 까모패션은 연간 연구개발비와 마케팅 비용으로 전체 매출액의 15%를 투자하고 있다.

권 대표는 현재 안경산업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장 자체만 놓고 본다면 결코 나쁜 상황만은 아니라고 말했다.

"안경의 내수시장 규모는 2조5천억원이 넘습니다. 음료시장의 경우 연매출이 1조원을 조금 넘습니다. 한국 안경시장의 규모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습니다. 수입제품과 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면 내수시장 안에서 한국의 업체들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기반이 잘 준비된다면 수출길은 자연히 열릴 것입니다."

그는 희망적인 미래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업체를 운영하는 경영인의 마인드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스스로의 발전을 통해 좋은 제품을 개발하고 또 경쟁을 통해 제품의 질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적극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안경산업이 사양산업이라는 인식을 버려야 합니다. 약간의 지원만 있으면 작지만 경쟁력을 가진 업체들이 힘을 합쳐 발전해 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기반 위에 많은 인재가 양성되면 지역 안경산업이 예전과 같은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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